아이니 간병일지. 마지막편

by 이다래

화요일/ 드디어 퇴원하는 날! 아침식사로 떡만둣국이 나왔다. 아인이는 맛있다며 입원기간 중 처음으로 한 그릇을 다 먹었다. 간호사 선생님께 퇴원안내를 듣고, 짐을 챙겼다. 고작 일주일이었는데, 사복으로 갈아입은 아인이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병실을 나오다가 담당 간호사 선생님을 만났다. 입원기간 내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아인이가 링거바늘이 불편하다고 하자 선생님이 곰돌이모양 밴드를 가져오셔서 붙여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는데, 마음을 써서 해주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재이 일정 때문에 데리러 오지 못했고, 둘이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집까지는 50분 정도가 걸린다. 출발한 지 십 분 정도 되었을까. 아인이가 조금 어지럽다고 했다. 불안했다. 아인이는 평소에 멀미가 심한데, 아침으로 떡만둣국까지 든든하게 먹은 상태였다. 표정이 계속 어두웠지만 잘 버티는 듯한 아인이는 집에 거의 도착할 즈음 앉은자리에서 토를 했다. 그것도 많이. 기사님이 주신 휴지로 대충 토를 수습했다. 세차비를 여쭤봤더니 원래 택시에 구토를 하면 15만 원을 배상해야 하는데, 기사님이 애가 그런건데 다 받기도 그렇다고 하셨다. 그래도 다 받으시라고 드렸다. 좋은 기사님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짐이 많아서 1층에 내려와 있기로 한 남편은 한바탕 구토 처리가 끝난 뒤에야 내려왔다. 갑자기 짜증이 나서 왜 미리 내려와 있지 않냐고 화를 냈다. 이성을 찾고 난 뒤 생각해 보니 아인이한테 미안했다. 자기가 토를 해서 내가 화를 냈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떡만둣국을 적당히 먹였어야 하는데. 또 이렇게 자책을 하고 만다. 퇴원길까지 다사다난하다. 짐정리를 하고 쉬고 있으니 시간제보육을 갔던 재이가 돌아왔다. 눈물의 상봉을 기대(?)했는데, 날 어색하게 대하는 재이.


아인이는 퇴원 후, 가끔씩 병원에 있을 때가 좋았다고 말하곤 했다. 아프긴 싫지만 다시 입원하고 싶다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엄마인 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 입원하던 날, 구급차에 누워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인이를 보며 일부러라도 웃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겁나고 두려웠지만, 아인이가 이 마음을 몰랐으면 했다. 그런데 막상 닥치고 보니 입원생활은 할만했고, 나는 그 이유가 아인이를 키운 시간 동안 내 안에 어떤 힘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걸 남기고 간 마이코플라즈마 안녕! 그래도 다시는 보지 말자!


퇴원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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