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시간(1)
우리는 모두
역할놀이를 하며 산다.
집에서는 부모이고,
밖에서는 직장인이고,
어디에선가는 친구이며,
어디에선가는 혼자인 사람이다.
같은 하루 안에서도
우리는 여러 개의 가면을 쓴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생긴다.
이 모습이 진짜 나일까?
아니면 저 모습이 진짜일까?
집에서의 나와
밖에서의 내가 다를 때,
사람들은 종종 불안해진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여러 모습일까?"
하지만 한 사람이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 할 때 시작된다.
완벽한 직장인,
완벽한 사회인,
완벽한 자녀,
완벽한 부모,
완벽한 연인과 배우자.
그 기대는 결국
우리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쓸수록,
우리는 더 크게 넘어진다.
그래서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말고,
"이 정도면 괜찮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줘도 된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하루고,
이 정도면
충분히 애쓴 사람이다.
그리고 그다음 단계가 있다.
고통도 있고,
넘어짐도 있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그래도 멈추지 않게 되는 일.
즐겁기만 한 일이 아니라,
견딜 수 있을 만큼 즐거운 일.
때론 너무 즐거워서 고통조차 잊게 되는 일.
그걸 하나 붙잡고
조금만 더 가보자.
그 일을 계속하다 보면
우리는 알게 된다.
아,
이 감정도 나구나.
이 모습도 나구나.
흩어져 있던 내가
조금씩 연결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숱하게 들어봤지만
쉽게 붙잡지 못했을
이 말을 남기고 싶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어쩌면 가장 빠른 순간일지도 모른다.
늦었다는 마음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내가 나로 서 있는 자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자리로 가는 문은,
바로 그때
생각보다 쉽게 열린다.
오늘은
무언가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다만,
오늘의 나에게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괜찮다.
이 정도면, 참 괜찮다."
오늘은
그 말을
나에게 인사하듯,
연습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