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2 ~ 2024.2.2
24.2.2 로드자전거 타는 오빠 등에 매달려 오던 동생이 엉덩이 아파서 못 타겠는지 징징거리며 서 있다. 오르막길을 걷던 참이다. 난감한 오빠는 동생을 달랜다. 혼자 가자니 걸어올 동생이 걱정이겠고, 태우고 가자니 동생이 아프다고 하고. 남매를 지나쳐 함께 걷던 딸이 말한다. "저거 얼마나 힘든데. 등에 누굴 태우고 가려면 팔에도 두 배의 힘, 다리에도 힘이 얼마나 들어가는데..." 자기 시절을 되감나 보다. 다들 내가 힘들다고 하지. 그래도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만 할까. 아무리 배로 힘들어도 매달려 오는 사람이 힘들다면 도닥여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 어디 쉬운가. 나 힘든 건 어쨌든 뒷전이 되니까 세 배로 힘들겠다. <단편필사> 마지막날.
23. 2.2 올해도 한 달을 보내고 생각한다. 조용히 있는 게 좋은데 그게 맞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건 분명한데 그래도? 작년부터 내게 부는 바람이 자꾸 부추긴다. 살아온 흔적 남기는 게 뭐 어때서.
22.2.2 설명절에 집에 오신 부모님. 코로나로 참석 못한 조카 대학 입학식 대신 학교 앞에 가서 인증사진 찍고 흐뭇하게 오시다. 아빠 병원 가실 때마다 필요했던 크로스백, 엄마 발 편한 운동화를 동생이 사드렸네. 기특하게도.
20.2.2 아침.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2번 D장조 K. 136번. 1.2.3악장 듣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주인공 그레고리가 호텔 식당에 들어갔을 때 낮게 흐르던 음악.
로컬푸드에 장을 보러 갈까 하다 집에 있는 걸 파 먹자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 어쩌면 먹을 게 넘치는데도 한순간 정적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음식(재료)을 수집하려는 욕심 가득한 수집광 같다.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