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by 달하


시간은 흐르지 않고 나의 하루하루는 층층히 쌓여간다. 어제는 내 기억에 남겨져 있는 오늘이고, 내일은 내가 상상하는 오늘이다. – 달하 -


몇 년 전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라는 책을 접한 나는 시간의 개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 오늘 이순간,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라는 어쩌면 클리셰인 이문장들과 “오늘”이라는 개념에 내가 이렇게 몰두하게 될지는 몰랐다. <데일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의 첫장 역시 오늘 하루를 잘 살피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저명한 영성가도 자기계발의 대부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더욱 궁금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정말 그들이 제안하는 것처럼 오늘에만 집중해서 살고 싶었다. 그 마음의 발로는 나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 중에 하나가,

“그들은 왜 오늘만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는거지?”였다. (나에게는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는데 말이다!) 여러 질문들과 답이 스스로 꼬리를 물며, 몇날 며칠의 생각 끝에 나는 이러한 결론에 다다랐다.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개념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오늘만이 있는데 인간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이미 겪어내어 지나간 것에는 과거라는 이름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에는 미래라는 “이름”을 붙여둔 것이다. 인간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거대한 기억에는 역사라는 이름을 붙이고 년, 월, 일의 일련의 숫자들도 매겨놓았다.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이 생각에서 사라지자, 나는 좀 홀가분해졌다. 정말 오늘만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쩌면 단순히 생각을 달리 했을 뿐인데 말이다.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의 생각을 정립한 것에는 여러 이점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1) 하루하루의 충실도

: 내가 살아내는 것은 정말 오늘밖에 없다. 노트에 그려본 모식도처럼 하루하루는 선형으로 내일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고, “쌓여가며” 축적되다보니 하루하루의 충실함에 따라 인생의 밀도가 달라진다. 결국 내가 “하루”라는 단위에 얼마나 만족했는지가 너무나도 중요해지겠다. 삶의 단위를 하루로 바꾸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2) 감정 조절

: 오늘 화를 내고 내일 사과해야지 할 수 없다. 내가 화를 낸 타인과의 감정은 그 하루를 구성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하루들이 쌓여 100층을 이루고 있다면, 그리고 화를 냈던 그 하루가 50층에 위치하고 있다면, 층수가 올라갈 수록 기억에서만 서서히 멀어질 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일어났던 일들을 “없었던 일로 해”라고 할 수 없다. 시간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없애고 싶은 일들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3) 노화, 나이듦에 대한 관점의 변화.

: “시간이 흘러가니 나는 늙는다”가 그냥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부분은 너무나 재미있는 생각중의 하나라서 스스로 다음글을 기약해본다.


우리는 시간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텐데,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단지 오늘에 충실하면 된다.


삶의 단위가 바뀌자 행동의 방향성이 좀 더 명료해졌다.

누군가 나처럼 생각하고 계신다면, 행동과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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