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의 계곡 Elan Valley [웨일즈 중부 지역]
1998년, 영국에서 독립한 웨일즈는 수도 카디프가 있는 남부지역과 셀틱해를 바라보는 절벽이 아름다운 서부 그리고 웨일즈에서 가장 높은 스노우 돈 산이 있는 북부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웨일즈 지방 남부의 오래된 펍과 상점들을 보고 서부의 바람부는 절벽으로 하이킹을 하고 기차를 타고 올라가서 걸어서 내려오는 북부 스노우 돈 산의 정상도 가볼 만 하다.
우리가 있는 런던 (킹스턴어폰템즈)에서 차로 4시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엘란 벨리 ELAN VALLEY 는 웨일즈의 중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2박을 예약한 곳은 란디몬 Rhandirmwyn 캠핑장 으로 ‘광산의 계곡’이라는 뜻의 웨일즈 말이라고…. 영어처럼 읽어지지 않는 웨일즈 말이 생소하다.
TIP 웨일즈는 영어와 웨일즈어를 혼용하고 있다. 모든 표지판은 웨일즈어와 영어로 병기되어 있어 길찾기가 어렵지는 않으며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TIP 캠핑장의 주변에는 엘란 계곡 이외에도 브레콘 비콘스 국립공원 Brecon Beacons National Park 이 있다.
캠핑장을 베이스로 이틀동안 웨일즈 중부지방을 돌아보자.
첫 방문장소 엘란 벨리는 6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져 있다. 100년전 산업혁명 당시 급격하게 발달하는 버밍험 Birmingham 에 필요한 신선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어진 6개의 댐으로 1904년 에드워드 7세와 알렉산드라 여왕이 최초의 댐을 오픈하였다고 한다.
TIP 입구에 위치한 Visitor Centre 에서 필요한 지도 등의 정보를 얻도록 하자.
여유롭게 하이킹도 하면서 즐기고 싶지만 짦은 주말밖에 없는 우리의 시간때문에 차를 이용하여 댐을 돌아보기로 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벨리의 모습은 그야말로 녹색과 하늘색으로 가득차 있다. 제일 위쪽에 위치한 Crag Goth 댐이 있는 계곡의 정상에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듯 하다.
12미리 와이드앵글 렌즈로도 담지 못하는 광할한 시야각에 부숴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넓어지는 가슴을 마구마구 느끼며 물처럼 구불구불 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두번째 댐 Pen-y-Garreg 펜..니..가... 읽는 것은 포기! 댐을 만날 수 있다. 이 댐을 가로지르는 터널을 지나 중앙에 위치한 전망대에도 갈 수 있었다.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출발~ 20여분을 달리면 몇개의 댐을 지나 6개의 댐중 가장 큰 댐인 Claerwen 댐에 도착했다.
엘란벨리를 대표하는 이 댐은 1952년 새롭게 즉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오픈된 댐으로 당시의 기술력으로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댐이라고 한다. 손과 정으로 하나씩 깍은 돌이 전체를 감싸고 있다. 2차 대전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서도 가능한 주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한 이러한 계획에 OK 싸인을 내린 60년전 영국의 시대정신이 부럽다.
TIP 댐 정상으로 가기전 댐의 벽으로 가서 꼭 하나하나 깍은 돌을 만져보도록 하자.
TIP 댐의 아래쪽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서 올라가 보도록 하자!
TIP BBC 톱기어 프로그램 에서 댐의 벽을 랜드로버로 올라가는 도전을 한 곳이다 !
댐의 아래쪽에 위치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댐으로 올라가는 길에 만져보는 거대한 댐의 벽은 굳이 비싼 인건비를 들여가며 자연석의 형태를 유지하고자 한 영국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아득한 댐의 높이에 가슴이 서늘하다.
엘란밸리를 돌아 보고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단히 점심도 먹을겸해서 근처에 위치한 금 폐광을 방문했다.
로마시대때부터 웨일즈에서만 캘 수 있는 로즈골드를 캐던 광산으로 지금은 폐광이 되어 National Trust 에서 관리하고 있다.
TIP 광산의 내부까지 구경하고 직접 사금을 찾아 볼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다.
오래된 장비들을 잘 관리해 놓았다. 동굴로 들어가보자. 매시간 광산 투어가 진행되니 시간을 맞춰 참석해보자. 먼저 장비를 착용하고! 심지어 1973년에 제작된 배터리라니.....
예전 광부들이 쓰던 것들을 업사이클링해서 사용하니 감동두배! 클래식한 느낌. 시간의 가치는 감히 가격을 매길 수가 없다.
로마시대부터 금을 캐던 동굴.... 하지만 좁은 동굴에서 금을 캐기위해 많은 어린이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슬픈 감정이 든다. 인류의 역사는 착취와 전쟁으로 이루어진다는 옛말이 맞는걸지도...
마지막 날.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에 브레콘 비콘스 국립공원 Brecon Beacons National Park 에 잠시 멈췄다. 영국 남부에선 제일 높은 해발 886 미터)로 정상 (Pen y Fan) 까지 왕복하기엔 쉽지 않은 하이킹 코스이지만 중간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이킹을 하는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TIP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왕복은 2~3시간 정도 예상하자.
웨일즈에는 영국중부에서 제일 높은 스노우도니아 산과 함께 아직 개발의 손이 닿지 않은 아기자기한 마을들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동거리때문에 2박 이상을 계획해야 하는 곳이지만 그래서 더 설레이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다음 웨일즈 여행은 기성용이 뛰고 있는 스완지를 지나 절벽이 장관인 웨일즈 남쪽 바닷가 펨브룩셔 해안 국립공원 Pembrokeshire Coast National Park 으로 가 보도록 하자.
'Daligo 달리고'는 영국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중인 저자가 기록하는 여행기. 6세대 폭스바겐 버스를 타고 바람처럼 유럽을 돌아다니고 있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