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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May 31. 2023

<마음 쓰는 밤> 우수문학도서선정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도서 선정 소식

안녕하세요. 고수리 작가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해요. <마음 쓰는 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3년 1차 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글쓰기 에세이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어 기뻐요.


첫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도 16년 세종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되었었는데요. 그땐 수필(에세이)과 문학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했고, 제가 계속해서 쓰고 가르치는 삶을 살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서툴지만 뜨거웠던 첫걸음 후로 꾸준히 잘 걸어온 것 같아서, <마음 쓰는 밤> 선정 소식이 개인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사는 게 캄캄했을 때,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고 묵묵히 걸어보다가 진정 마음 쓰는 밤을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 작가로서 저 자신을 좀 더 믿어봐도 좋겠어요.


귀한 글과 마음 나눠준 학우들, 제 글을 믿어준 이지은 편집자님, 더불어 함께 책을 만든 숨은 이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 정말 뿌듯하게 좋은 책을 만들었어요.


수필분야 선정도서들과 심의평을 살펴보다가 '어떤 글이 문학이 되는가' 학우들에게 공유한 이야기를 남깁니다. 용기 내어 내 인생 꺼내 쓰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마음을 보냅니다 :)


<마음 쓰는 밤> 책이 되기 직전의 가제본





<아르코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분야 심의 총평 발췌>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수필 분야는 일상에 대한 자유로운 글쓰기라는 점에서 친숙하지만 다양한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필 문학의 장르적 유연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수필 문학의 본령은 일상의 삶에 대한 개인적이면서 시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삶과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고, 이를 유려한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 장르라는 점에 있다.


응급실 의사, 변호사, 건설 노동자, 초등학교 교사, 청년농부, 연극배우, 도서관 사서, 무속인 등 전문 직업 분야 현장에서의 체험을 기록한 책들이 흥미를 자극했다. 또 난치병을 앓거나 장애를 지닌 가족을 돌보는 핍진한 삶의 수기들은 감동을 자아냈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되거나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는 등 자기 생의 비극을 문학으로 재현하면서 오히려 타인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도서들 앞에선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특정 소재에 천착해 인문학적 사유의 깊이와 넓이를 보여주는 책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줬으며, 문학 창작에 대한 메타 에세이와 수필의 전통적 문법을 충실하게 지킨 작품들 역시 눈길을 끌었다.


문학의 존재 목적은 "다른 삶에의 체험"이고, 수필은 개인을 보편으로 설득하는 글쓰기이다. 문학은 “우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 몽상”(바슐라르)이자 “인간은 문학을 통해 타인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김현)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심의위원들은 개별적 삶의 구체성을 보편 공감의 언어로 재현해 독자로 하여금 다른 삶을 체험하게 하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현실을 감각하게 하는 작품들을 높이 평가했다.


수필이 갖는 자율성이란 특성은 독창성을 가질 수 있는 한편 너무 자조적이거나 때때로 문학적 성격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선정된 수필 도서들은 자유롭고 독창적이되 가장 문학적인 도서들이다. 여기에서 문학이란 유려하고 뛰어난 글쓰기만을 말하지 않는다. 앞서 문학나눔의 취지에서 설명한대로 선정기준은 작가가 어떻게 독자들을 새로운 세계로 잘 안내하고 있는가, 작가가 보여 주는 세계는 어떠한 진정성과 내면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수필은 지나간 체험을 불러와 오늘을 해석하고 이를 미래의 삶에 적용하는 도구적 기능을 가진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들이 수필의 이러한 이용후생의 속성을 증명하고 또한 그 경계를 넘어서서 독자들의 정서를 흔들어 감동을 불러오는 가독성 높은 자료로 넓게 활용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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