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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까비 Jan 04. 2024

새벽을 위해 밤과 타협하기

달까비님, 저기요.

오늘도 늦은 밤에 글 쓰고 있었던 거예요?

일찍 자야 하지 않나요? 내일도 새벽 기상할 거잖아요.


하고 누군가가 이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다.

매일같이 늦게 자고, 새벽에 잘 일어난다.

그러니 하루가 피곤하다.


피곤한데도 마무리는 해놓고 싶어서

적은 글이라도 꼭 쓰고 싶어 하는 나…

밤이 되어서야 쓰기 시작한다.


잘하고 있어.

하지만 일찍 자자.


밤을 싫어했으면 좋겠다.


가족들 모두 잠이 들고,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이 적막함 속에 나 혼자 눈을 뜨고

이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유영하듯 내 안을 타고 내려가 또 내려가

나를 만나는 이 밤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깊은 밤이 될수록

숨겨져 있는 진짜 나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이 기쁨을 누리지 않기를 바란다.


밤공기는 먹먹하고

어두움 속에 몸을 숨기고

작은 등 하나 켜서

희미하고 밝게 빛나는 나라는 존재를

다정하게 안아주는 이 밤을

아침으로 바꾸길 원한다.


새벽은 나에게 생산성을 주고

인생을 잘 걸어 나갈 방향을 주는 것 같다.

밤은 마치 매혹당하는 느낌으로 스르르 이렇게

눈을 뜨고 기다리는 기분이다.


밤과 새벽 다 좋아서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가 없다.


이 밤도 역시,

어제저녁부터 고열이 나는 딸애를

하루 종일 돌보며

엄마로 살았던 나를 위해

모두가 잠든 이 시간에 비로소

나만의 시간을 선물로 바치고 있다.


그러고 나면

내 마음속에서 여유가 동그랗게 솟아나

알 수 없는 기쁨이 고요히 번지는 몸으로

편안히 침대에 누울 수 있게 된다.


지금 시간 너무 늦지 않아, 괜찮은 시간이야.


고요히 방해받지 않는 이 밤을

더 이상 늘리지 말고,

잠시만 호흡하다가

살금살금 걸어서 자러 가야지.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기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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