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비님, 저기요.
오늘도 늦은 밤에 글 쓰고 있었던 거예요?
일찍 자야 하지 않나요? 내일도 새벽 기상할 거잖아요.
하고 누군가가 이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다.
매일같이 늦게 자고, 새벽에 잘 일어난다.
그러니 하루가 피곤하다.
피곤한데도 마무리는 해놓고 싶어서
적은 글이라도 꼭 쓰고 싶어 하는 나…
밤이 되어서야 쓰기 시작한다.
잘하고 있어.
하지만 일찍 자자.
밤을 싫어했으면 좋겠다.
가족들 모두 잠이 들고,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이 적막함 속에 나 혼자 눈을 뜨고
이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유영하듯 내 안을 타고 내려가 또 내려가
나를 만나는 이 밤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깊은 밤이 될수록
숨겨져 있는 진짜 나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이 기쁨을 누리지 않기를 바란다.
밤공기는 먹먹하고
어두움 속에 몸을 숨기고
작은 등 하나 켜서
희미하고 밝게 빛나는 나라는 존재를
다정하게 안아주는 이 밤을
아침으로 바꾸길 원한다.
새벽은 나에게 생산성을 주고
인생을 잘 걸어 나갈 방향을 주는 것 같다.
밤은 마치 매혹당하는 느낌으로 스르르 이렇게
눈을 뜨고 기다리는 기분이다.
밤과 새벽 다 좋아서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가 없다.
이 밤도 역시,
어제저녁부터 고열이 나는 딸애를
하루 종일 돌보며
엄마로 살았던 나를 위해
모두가 잠든 이 시간에 비로소
나만의 시간을 선물로 바치고 있다.
그러고 나면
내 마음속에서 여유가 동그랗게 솟아나
알 수 없는 기쁨이 고요히 번지는 몸으로
편안히 침대에 누울 수 있게 된다.
지금 시간 너무 늦지 않아, 괜찮은 시간이야.
고요히 방해받지 않는 이 밤을
더 이상 늘리지 말고,
잠시만 호흡하다가
살금살금 걸어서 자러 가야지.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기로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