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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에달리 Mar 10. 2022

머릿결이 나빠서 부스스한게 아니었다고?

곱슬예찬_곱슬머리도 예뻐질 수 있다

해리포터가 처음 개봉했을 때 지팡이로 펜을 들고 빗자루로 날아다니는 마법사의 세계는 꿈결처럼 황홀했다.

그러나 곱슬머리는 또다른 현실을 조우하게 되었다.

바로 해그리드였다.

귀여운 해리포터 3인방과

해그리드 아저씨


그때부터 전국의 모든 곱슬머리 여학생들은 해그리드라고 불리웠다. 반박할 여지도 없이 풍성함을 뽐내는 내 머리 꼴은 딱 해그리드와 같았다. 바야바에서 해그리드로 별명이 바뀌게 되었다.


헤르미온느와 해그리드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일상 속에 가끔은 머리를 잘 감았는지 차분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찰랑이는 평범한 머리를 뽐내는 기분 좋음도 잠시일 뿐 이내 뒷통수로 '왜 이렇게 머리가 붕붕 떴어!' 하는 화살이 날아온다.

며칠 전에도 덜 마른 머리로 출근을 하였다가 '엄청난데?' 한 마디에 볼을 붉히며 덜 마른 머리를 질끈 묶어올렸다.


잦은 매직 때문일 것이다.

열을 많이 가해서 매번 머릿결이 빗자루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곱슬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머리는 상한 머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곱슬머리는 다들 부스스할까?

잦은 드라이와 매직 때문에 상한 부분도 있겠지만 매번 염색에 펌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머리는 왜 우리만큼 빗자루가 아닌걸까?

부스스함은 곱슬머리의 특성이었다.


진작 이 사실을 알았다면 부스스함을 잡을 수도 있었다! 머릿결을 회복시키는 것은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부스스함만 잡는 것은 매일매일 해 낼 수 있다.

아무리 헤어팩과 클리닉을 받아도 머릿결은 좋아지지 않았는데 원인은 머릿결이 아니라 '나쁜 머릿결처럼 보이는' 수분 부족 때문이었다.


곱슬머리는, 생머리보다 훨씬 쉽게 건조해진다.

머릿결이 나쁘지 않아도 수분이 아주 빨리 사라지기에 버석버석거리는 빗자루가 될 수 밖에 없다.

머리를 말려주기 전에 젖은 상태에서 오일이나 크림과 같은 헤어제품을 발라준다면 수분을 유지할 수 있고 이전과 같은 부스스함을 크게 개선 될 것이다.


그동안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렸는데 이는 건조한 머리에 불을 지피는 꼴이었다. 머리가 마르는 동안 적당히 차가운 바람과 에센스로 수분을 잡아 준다면 차분한 머리에 한결 가까워 질 수 있다.

그리고 건조함을 잡았을 때 내 머리는, 아주 탱탱하고 굵은, 건강한 모발이었다!


그럼에도 없앨 수 없는 것은 뭔가 모르게 붕 뜬 느낌인데, 이건 알고보면 아주 소중한 나만의 곱슬이었다.

이리 휘고 저리 휘어서 원하지도 않는 볼륨을 빵빵하게 만들어주는 그 곱슬. 이건 선물이었다.



이건 자연곱슬이라구요^,^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만 안다면 말이지.

이제 나는 매직을 하지 않는다. 곱슬을 잘 매만져주기로 했다.


머릿결이 나쁜 것이 아니라니 그동안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왜 다들 곱슬머리는 무조건 매직스트레이트를 해야한다고 하였을까?

곱슬머리도 관리를 하면 너무나도 탐스러운 자연 웨이브펌이 된다는 것을 누가 알려주면 좋았을 텐데.

30년을 부스스한 곱슬로 살았다. 그리고 이제 탐스러운 곱슬예찬을 시작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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