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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mond 달몬트 Jul 24. 2023

고등어 케밥에 피클주스 한 모금

balık dürüm & Turşu suyu 이야기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출발해 아래쪽으로 쭉 내려가니 갈라타대교에 도착합니다. 대교 위 주렁주렁 매달린 낚싯대 곳곳에서 생선들이 딸려 올라옵니다. 내 목에 걸린 카메라로 향하는 시선. 굵고 투박한 손에 파닥거리는 작은 생선을 쥔 채 미소를 짓는 아저씨가 보입니다. 셔터 버튼을 누르자마자 생선을 하늘로 홱 던지는데 갈라타대교 주위를 맴돌던 갈매기가 허공에 뜬 작은 생선을 순식간에 부리로 낚아챕니다.

생선을 잡는 족족 길냥이, 갈매기에게 툭툭 던져주는 아저씨 모습에서 멋스러운 여유가 느껴집니다.

갈라타대교 근처 생선케밥집

갈라타 대교를 건너 반대편 지역에 다다르니 생선 굽는 향기가 진동합니다. 큰 빵봉지를 어깨에 멘 젊은이들이 배 깊숙이 들어가더니 고등어를 굽는 철판 앞에 멈춰 섭니다. 하나 주문할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니 노릇하게 구워지는 고등어 향이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방금 배달받은 빵 Ekmek 사이를 갈라 안쪽에 구운 고등어, 야채를 빠르게 끼워 넣습니다. 주문하고 10초 만에 손에 쥐어지는 고등어 케밥.

Balik Ekmek.
Balik 은 생선을, Ekmek은 속이 말랑하고 겉이 바삭한 큰 빵을 가리킵니다. 직역하면 생선 빵 정도로 부를 수 있겠네요. 주로 생선은 고등어를 사용하고 고기를 사용하는 여느 케밥처럼 빵은 다양한 종류를 기호에 맞게 씁니다.

이스탄불 구석구석을 찬찬히 돌아보면 식사를 위한 빵을 구워내는 빵집도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집에서 만든 요리를 가져와 구워달라 부탁하는 손님도 볼 수 있었네요 :)

빵 Ekmek을 구워내는 빵집 아저씨

빵은 구워지는 족족 큰 봉투에 담겨 어딘가로 사라지는데 그 끝은 이스탄불 전역의 수많은 케밥집입니다.

케밥을 손에 들고 자리를 잡으니 붉은 주스를 건네는 옆 가게 직원분. 접시에 놓인 여러 개의 주스 중 하나 집어 들이킵니다. 짠맛이 훅 들어온 뒤 특유의 새콤한 야채절임 향이 입 안을 맴도는데 순간 동치미국물이 떠오릅니다. 컵 안에는 절인 오이, 양배추, 고추 등이 들어있습니다.

주스가게 메뉴에 적힌 야채믹스 주스의 이름은 Turşu suyu.

Turşu suyu
Turşu는 겨울에도 야채를 먹기 위해 만들어진 절임채소입니다. 식초와 소금 배합물에 절여진 이 야채절임은 건더기도 먹지만 국물을 따로 주스처럼 마시기도 합니다. 야채를 건져내고 남은 국물을 Turşu suyu라 부릅니다. 짭짤한 국물은 무더운 여름 갈증해소음료로 마시거나 생선케밥과 곁들여도 궁합이 좋습니다.


고등어케밥의 매력에 빠진 나는 Ekmek이 아닌 다른 빵을 사용한 케밥도 궁금해집니다.

터키의 빵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먹는 크고 가벼운 빵 Ekmek이 있고  또띠아와 비슷하게 구워내는 얇은 Lavaş라바쉬 빵이 있습니다. 잘 발효된 반죽을 넓게 펼쳐 화덕에 넣고 빠르게 구워내는데, 주로 케밥요리에 흔하게 사용됩니다.

얇은 빵에 갖은 재료를 넣고 돌돌 만 케밥요리를 통칭해 dürüm이라 합니다. 얇은 빵을 사용하는 고등어케밥으로 유명한 Sokak Lezzeti Tarihi Balık Dürüm 가게로 향합니다.

빵 위에 갓 구운 고등어와 야채를 올린 뒤, 석류시럽, 향신료 등을 뿌려 돌돌 말아줍니다. 이런 얇은 빵을 사용하는 케밥류는 빵으로 속을 감싼 뒤 양념을 발라 구워주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빵이 기름에 구워지면서 빠삭한 맛이 더해집니다.

고등어케밥 한 입, 피클주스 한 입. 고럼 제가 맛나게 먹었던 얇은 빵 버전의 고등어 케밥 Balik Dürüm을 만들어보겠습니다 :)



고등어 케밥



//재료(케밥 2)

또띠아 2장 (28cm)

고등어 1(필렛 2)


식용유

양파 150g

오이고추 50g

소금 1/3t

고춧가루 1t

양상추 150g

당근 20g

석류시럽 or 과일잼 1t

간장


큐민가루 1/3t

마늘가루 1~2t

고춧가루 1t

고수씨가루(코리엔더) 2t


1. 센 불에 예열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 오이고추, 소금을 넣고 1분간 볶은 뒤 약불로 줄인 상태에서 고춧가루 1 티스푼을 넣고 2분간 볶아줍니다

2. 케밥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합니다. 고등어를 굽고, 야채를 얇게 썰어줍니다.


3. 향신료 (고수씨가루, 마늘가루, 고춧가루, 큐민가루)를 섞어줍니다.

/ 중동지역 전역에서 수막 sumac이라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향긋하고 살짝 새큼한 맛이 납니다. 둘 다 사용했는데 고수씨가루를 넣었을 때 다른 향신료와 조합이 더 좋다고 느꼈습니다 :)



4. 큰 사이즈의 또띠아(28cm~30cm) 위에 구운 고등어, 향신료, 야채 등을 올리고 석류시럽(or 과일잼)과 레몬즙을 뿌린 뒤 돌돌 말아줍니다.

/ 내용물이 덮일 만큼 접어준 뒤 양 옆을 눌러 끝까지 말아 올립니다.

5. 또띠아 겉면에 간장을 바른 뒤 기름을 두른 팬에 1~2분간 노릇하게 구워 마무리합니다.

자세한 조리과정은 유튜브에 영상으로 업로드해 두었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 @dalmond__

유튜브 달몬트 | dal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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