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ürth Haus Rorschach(뷔르트 컬렉션)

미술관 보물찾기

by 잠룽리 SammlungLee

스위스 동부 도시 로샤(Rorschach)는 보덴(Boden)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20260408_124458.jpg 로샤 기차역

이 로샤 기차역 바로 앞에 뷔르트그룹(Würth Group)의 미술 컬렉션을 만나실 수 있는 Würth Haus Rorschach가 있습니다.


뷔르트그룹(Würth Group)은 전 세계 조립 및 체결 자재 시장을 선도하는 독일의 글로벌 기업입니다.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뷔르트 컬렉션'으로 친숙하지만, 산업계에서는 '나사 왕국'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위상을 가진 기업이에요.

뷔르트그룹의 라인홀트 뷔르트 회장은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로도 유명한데요. "예술은 창의성을 자극한다"는 철학 아래 전 세계 뷔르트 지사 곳곳에 '포럼 뷔르트(Forum Würth)'라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예술을 개방하는 독특한 사회공헌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샤에 있는 뷔르트하우스도 이 중 한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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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ürth Haus Rorschach에 있는 보덴 호수 전망 카페예요. 전망 자체도 예술입니다.


회장님께서 모으시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 작품들 보러 들어가 보실까요.


20260408_153652.jpg 전시관 입구 / "예술의 세계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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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작품은 독일 화가 한스 푸르만(Hans Purrmann)의 <공원의 햇살 (Sunspots in the Park), 1903>입니다.

한스 푸르만은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의 야수파 거장 앙리 마티스와 긴밀한 교류를 가졌던 인물이에요. 이 작품은 그가 프랑스 화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시작한 초기의 화풍으로 굵은 터치와 강한 명암 대비를 보여줍니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빛의 파편들이 첫눈에 들어오는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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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화가 요제프 엥겔하르트(Josef Engelhart)의 <뵈르터 호수에서 (At Wörthersee), 1900>입니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휴양지인 뵈르터 호숫가의 평화로운 오후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상류층의 여유로운 일상과 빛나는 수면의 묘사가 인상주의적인 기법으로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어요.

역시 호숫가에 쏟아지는 햇살이 정말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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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작품은 독일 인상주의와 표현주의의 가교 역할 을 했던 로비스 코린트(Lovis Corinth)의 <아침 승마 (The Morning Ride), 1911>입니다.

거칠고 역동적인 붓질이 특징이며, 말과 기수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고 강렬한 에너지와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어요. 1911년은 그가 뇌졸중을 겪기 직전, 화풍이 더욱 과감해지던 시기의 중요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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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독일의 발터 아이슬러(Walter Eisler)의 <물고기의 왕 (King of the Fishes), 2006>입니다.

앞서 보셨던 고전적 작품들과 달리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바둑판무늬의 바닥, 밤하늘을 유영하는 거대한 물고기,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신비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마치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팀 버튼의 영화 '빅 피시(Big Fish)'에서 거대한 물고기가 상징적으로 등장하거나, 거대한 구조물들이 등장하는 영화적 상상력이 그림으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바둑판 바닥 역시 팀 버튼이 시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장치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비틀 주스> 등에서 볼 수 있는 뒤틀린 공간감과 기하학적 패턴은 관객에게 불안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주는데, 아이슬러 역시 이 기법을 통해 정적인 화면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네요.

붉은 옷을 입고 왕관을 쓴 듯한 인물이 등을 돌리고 서 있는 모습은 팀 버튼 특유의 '아웃사이더' 정서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세계(물고기) 앞에서 작고 외롭게 서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대인이 느끼는 고립감이나 내면의 환상이 아닐까요.


아들이 아버지의 허풍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아름다운 영화 '빅 피시'가 다시 보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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