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발음을 고쳐다오
#When is our bidding day?
비딩 날이 언제야?
이것이 동료 J에게 한 나의 질문이었다. 1초의 침묵이 있었다. J의 얼굴은 뭔가 생각을 하는듯한 표정이었다. '아니, 저 여자애가 뭐라는 거야?' 이런 표정이 맞았다. 나는 '아니, 내 질문이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하고 표정으로 말했다. 직장에서 새로운 스케쥴을 정하는데 그것을 bid라고 표현했다. 이 단어가 생소했다. 네이버에서도 (경매 관련) 입찰이라고 나온다. 비딩한다. 이런 말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렇게 물어본 것이었다. 이 곳에서 오래 일을 한 사람이니 J, 너라면 이 단순한 질문에 대답을 해 줄 수 있겠지. 아니, 그런데 저 표정은 뭐지? 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걸까? J와 나의 끊겨진 대화를 이어준 통역자 역할을 한 M. M은 웃으면서 내 발음과 단어를 고쳤다. She is talking about the bid day.
빗데이. 이 정도로 발음을 고치면 될것같다. 한마디로 강세가 없는 아주 새털같은 발음을 해야 되는 단어. 빗데이. 그런데 나의 경상도 사투리와 러시아어 억양이 섞인 영어는 그만 '비'에 아주 강한 강세가 들어가서 비"딩 이라고 말을 했고, 그것은 J에게 Beating 때리다, 치다 라는 단어로 들린 것이다. 한마디로 나의 이 강세가 들어있는 억양으로 인해
'우리 일 스케쥴 정하는 날이 언제야?' 라는 질문이
'우리가 때리는 날이 언제야?'라고 바뀌어 버렸다.
J가 보여준 아리송하다는 표정도 이해가 갔다. 갑자기 이 아시안 여자가 본인에게 와서 '우리가 때리는 날이 언제야? When is our BEATING day?'라고 물으니 어안이 벙벙했겠지. 그런데 우리의 말장난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는 깔깔깔깔 껄껄껄껄댔다. 맞다. 나는 영어가 네이티브가 아니라서,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지만 가끔 이런 언어 장벽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데 이젠 그냥 너무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는 여유를 갖기로 했다. 물론 일, 내 업무와 관련한 사안들을 교육받거나 할때는 정말 눈에 불을 켜고 모든 토씨를 다 알아듣기 위해 열중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건, 오히려 다행이다. 일을 하면서 또 내 발음 교정도 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Bid와 Beat 의 발음 차이를 확실히 알았다.
#달순의 이민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