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곳에서

맺는 글

by 달토
보건실을 떠나는 아이들.png



학교 곳곳에 수북이 쌓인 낙엽들.
그 속에 숨어 있던 아이들이

고개를 쏙쏙 내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겨울의 문턱을 절반쯤 넘어왔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릅니다.


학교는 겨울 방학을 맞았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떠난 것 같아 보여도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6년을 다닌 학교를 떠나

중학교를 준비하고 있을 테고,


누군가는

방학 중에도 캠프에 참여해

공부를 이어가고 있겠지요.


누군가는

집에서 가족들과

눈사람을 만들며 웃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여전히 새해의 설렘 속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학교는 여전히 각자의 시간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보건실 문을 닫으며 문득 하루를 돌아봅니다.

오늘도 참 많은 아이들이 다녀갔네요.


웅성이던 소리가 잦아들고 정적이 내려앉으면,

나는 그 얼굴들을 하나씩 떠올립니다.


심심해서 들른 아이,

수업을 듣기 싫어서 핑계를 대던 아이,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들러본 아이까지.


그날의 장면들이 파도처럼 다시 밀려옵니다.


아이들은 매일 각자의 이유를 품고 문을 엽니다.


“아파요.”

말은 그렇게 시작되지만,

사실은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이 먼저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일입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괜찮아질지도 몰라’ 하는 마음이 들게 해주는 공간.

내가 지키고 싶은 보건실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또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할 거예요.


“왔구나. 괜찮아. 그냥 있어도 돼.”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놓고 간 이야기들 2』를 이렇게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시고, 마음과 웃음을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은 따뜻하게 남기를 바라며,

언제나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달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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