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by 달우

기어이 ‘폭싹 속았수다’를 모두 보았다. 익히 알고 있던 평판과 같이 명작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더욱 깊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특출난 영민함에도 불구하고, 몰락한 집안의 자매들을 부양하며 정작 본인은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한 어머니. 모진 시집살이 속의 묵묵히 어머니를 지지해준 아버지. 그렇게 나와 형을 키워내었고, 그중 한명은 의사로 다른 한명은 사고뭉치로 키워내셨다. 그리고선 좋아? 하고 물으면 너무 좋아~라고 답하는 그런 삶. 그 모든 이야기는 ‘폭싹 속았수다’ 였다.


그러니 눈이 얼얼할 정도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절절하여, 집에서 말고는 볼 엄두가 안났고, 울다 지쳐 피곤해진 가운데에 은은한 카타르시스에 멈출수 없었던 명작이었다.


결국은 사랑이다. 시대의 냉혹함 속에 새겨진 생채기는 한 삶의 시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깊다. 하지만, 사랑과 그 결실로 하여금 세대를 넘어 기어코 치유를 건넨다. 다정함과 선행은 나이브해 보이지만 기어이 윤회하여 삶을 축복한다. 그 너무나도 진부하고도 올곧은 이야기가 설령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일지라도 눈물로 응원하게 된다. 따스함이 멍청함이 되는 시대라서 더 빛나는 이야기다. 이 ‘감동’은 콘텐츠의 근본적인 힘이다. 거친 삶이지만, 그럼에도 잘 살고 싶은 인생을 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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