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만하 May 12. 2024

5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5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나는 독서 스타트업에서 모임 리더를 하다가, 코로나 때 사적모임 제한으로 인해 모임원들과 온라인을 모임을 유지해보다가, 을지로에 공간을 얻어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약 5년 정도 모임을 꾸준히 주 1회, 월 4회 정도 운영해오면서, 왜 모임을 운영 하고 있는지 질문을 그동안 자주 받기도 했고, 스스로도 던졌었던 질문이다.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할 시기가 된 것 같아서 요즘 생각을 글로 남겨두려고 한다.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들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외향적인 성향인 나로써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대학생, 초등학교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의사 선생님, 외교관, 엔지니어, 마케팅, 운영기획자 등 내가 만나보지 못하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 분야의 사람들의 하는 생각과 배경 지식을 알게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연결 고리는 책이지만, 그로 인해 나오는 다양한 주제와 입장들은 들을 때, 나의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고 느꼈다.  회사, 학교, 커뮤니티 등에서 가볍고 사회적 매너 상의 얕은 대화에 질리거나 갈증이 있었는데, 계속 대화가 연결되는 희열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참고)다양한 주제들

- 본인도 복합유연한 한국인, 원하는 여러 가치들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나요?

- 팁 문화로 갑질을 줄일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 팁 문화가 들어온다면 생길 변화는?

- 군중은 개인보다 지적으로 열등할까요? 군중이 개인보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는 없을까요?

- 태어날때부터 가진자들의 외로움 (p254~) 내용처럼 불평등이 선천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아이의 양육의 문제가 큰가, 유전자의 문제가 큰가.


두 번째로 책 속 내용과 문장에서 주는 힘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참고 하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하고 때론 스트레스 받기도 하지만...  머릿속에 있는 복잡한 덩어리를 조금 가르마 타준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답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답은 내가 내는 것이니까. 아니 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가끔 책을 통해 답답함이 가시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참고)24년 1~5월 좋았던 책들

- 잠실동 사람들

- 이처럼 사소한 것들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어쩌다 한국인

- 욕망의 진화

- 오만과 편견

- 인구미래공존


 세 번째로 나와 결이 맞는 소수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한 독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의 우선순위 일리가 없다. 요즘에는 특히 재테크나 자기계발 영역의 도서를 읽기도 바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굳이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쓰고 참가비용을 내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분명 자기 계발, 생각, 대화, 가치관 , 성장 , 본인 등에 대한 집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극소수일지라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5년 동안 (무수하지 않지만.) 모임에 오가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고인물 멤버가 되는 사람들을 나와 결이 맞는 소수의 사람들이었다. 스쳐가는 인연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모임하면서, 점점 많이 이야기들로 서로의 성향과 스타일이 읽히다 보니 알게되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고마워지는 순간이 오고, 다양한 일신상의 이유로 모임 참여가 어려워지면 아쉽고 안타까움이 올라오는 순간이 존재하기도 한다.


 네 번째 이유는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모임을 운영하면서 스스로를 알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나는 사물보다 인간에게 관심이 있고, 이렇게 오래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걸 보니 진짜로 대화하고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는 것 같고,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요약하고 이해하고 이해를 도와주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 않다고 느꼈다. 동시에 나의 일의 특성도 돌아보고,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참고하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꾸준히 모임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서(스스로도 책임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유료로 모임을 운영한다. 그리고 멤버들에게 새로운 멤버 유입을 통해 더 좋은 대화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모임 홍보를 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나는 관종이 아니고 마케팅 등에 크게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알고 있었지만 더욱이 확인 사살이 되었고) 내가 어려워 하는 영역은 조력자가 있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섯 번째 이유는 좋은 습관이자 관성이 되었다. 5년 간 일요일 오전을 독서모임 운영해왔다. 일부 장기 휴가, 출장 등을 제외하고 나는 꽤나 많은 나의 일상을 모임에 인풋으로 넣어왔다. 나의 나이는 20대 후반~30대 초반에 가깝다 보니 다들 종교도 아닌데 왜 그 시간에 모임을 하고 있냐, 지금 집중하고 싶은게 독서모임이냐, 네 인생에서 불필요해보인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들었었다. 나도 그래서 단순하게 모임을 습관 처럼 운영해온  것만은 절대 아니고, 꽤나 글의 제목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했었다. 그런데 일상에서 보는 사람, 듣는 이야기가 루틴 처럼 비슷해진다면, 일주일에 한 번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인풋으로, 스스로의 생각을 환기하는 시간이 꽤 재밌고 즐겁다고 느꼈다,그래서 멤버가 많아지고 적어짐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위의 이유와 반대되는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운영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도 공존한다.  매달 책 선정, 모집 안내, 연락 등 시간과 비용의 인풋 대비 아쉬운 아웃풋, 사이드 프로젝트로 규모를 키우기 부족한 부분, 기회비용 등이 있지만,  지금의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다시 제목이자 질문으로 돌아가서 5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그냥 좋아서 한다.'라고 답하고 있다.


 앞으로 이 독서모임이 언제까지 어떻게 운영되고 형태가 변화할지는 그려지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와 생각, 이해들이 모여서 나와 멤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삶 속에서 도움이 되고 있기에 5년 넘는 시간 동안 모임을 진행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책과 대화와 사람들을 통해서 더 멋지게 성장하고 현명한 어른이 되길 바라며, 다음 모임을 준비해야겠다:)



p.s 도대체 어떤 독서모임을 5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 놀러오시길!

소개링크 : https://c11.kr/commonair , 카카오톡채널 : commonair



(참고)그동안 나눈 수 많은 내용들과 모임의 흔적!(아 사진은 모두 동의를 구하고 찍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