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가 사는가, 그것이 문제로다

살려고 온 파라과인데 오니 죽을 맛이었다.

by 다마스쿠스

우리가 와서 뛸 듯이 기뻐하시던 시아버지는 발병 9개월, 우리 결혼식 4개월을 못 채우시고 돌아가셨다.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죽는가 사는가의 문제는 인생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10월에 도착해 11월에 번갯불이 콩궈먹듯 결혼한 내게, 달콤한 신혼 생활은 어쩌면 사치로 느껴졌다...

시댁에서 환영을 받고 시집을 왔건만 연이은 우환에, 내 마음은 무거웠다. 맑은 개울물에 뻔히 비치는 무겁고 검은 돌이 켜켜이 쌓여, 발을 담그고 시원했지만, '돌에 다칠 수 있다'를 마음에 잘 새기고 노는 기분?


이 나라 전체에 아는 이는 남편 한 명뿐.


그리고 내 젊은 30살의 남편에게는,

연로하신 할머니, 아프신 아버님, 그 두 분을 보살피는 어머니, 머리가 아픈 시누이.

그리고, 남편만 의지하는 말 한마디 못하고 운전면허증도 직업도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내가 있다.


우리는 아버님이 살아계신 4개월 동안 결혼식을 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신혼집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3월 첫 주, 아버님은 날씨가 참 맑은 월요일 아침 6시, 먼 길을 떠나셨다.


뉴욕에서 검은 옷을 지겹게 입고 아직까지 검은 옷이 내 옷장에 있었지만 시어머니는 "검은 옷 없지?" 라며 내게 시장에서 사 온 검은 봉지에, 검은 반팔 두장을 주셨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파라과이는 너무나 밝고 더워서- 그리고 모기도 정말 많기에- 검은 옷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찾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한 달 동안 검은 옷을 입으며 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내 주위의 죽음을 어찌어찌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아버님이었지만 나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 죽음이, 나와 남편에게 엄청난 일이라는 걸. 그리고 우린 죽느냐 사느냐를 몇 번 더 경험할 수 있을 것이란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