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아들 둘 엄마의 현실 자각 타임
아들 둘을 키우면서 딸이 없어서 서운한 적도 없었고,
외로운 적도 없었다.
주변에서는 날 걱정한답시고
"어머, 딸이 없네. 어떡해..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하는데... 엄마 외롭겠다."
오지랖치고는 너무나 무례한 말이 아닌가.
이런 말들은 잊을만하면 내 가슴에 비수로 날아와 깊게 꽂혔다.
'내가 딸이 없어서 외롭기를 바라는 거야 뭐야?'
'자기들이 애 봐줄 거야? 아니면 돈을 보태줄 거야?'
마치 자신들은 나를 걱정하는 듯 말하지만 그건 친절을 가장한 무례한 말들이란 걸 왜 모를까.
난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펀치를 날리고 싶을 만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날 토닥이며 말해주었다.
"키우기 나름이야. 괜찮아. 그리고 당신에게는 내가 있잖아."
참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어떤 힘을 전해주는지 알 수 있다.
남자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헉헉거리기 일쑤다.
밤이 되면 바닥과 한 몸이 되고, 아이들에게 참 많이 짜증을 낸다.
정말 감사한 건 두 녀석은 엄마가 화를 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엄마에게 다가와 수다를 떤다.
체력적으로 아들들을 키우기엔 참 부족함이 많은 엄마지만 쿨한 성격의 아들들이라 어쩌면
엄마의 부족함도 어루만져주는 건 아닐까.
그리고 엄마가 우리 집에서는 여왕이라고 늘 얘기하며 인정해 주는 아빠 덕분에
아이들 역시 엄마를 늘 사랑스럽게 대해준다.
그렇기에 아들 둘만 있다고 해서 외롭지는 않았고, 딸과의 데이트도 딱히 부럽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에!
내가 어느 날 문득, 그것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내가 딸이 없는 아들 둘 엄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 것이다.
남편과 활짝 핀 데이지꽃을 구경하러 드라이브를 떠나는 중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딸과 엄마가 사이좋게 서로 팔짱을 끼며 내려가는 게 보였다.
'아.. 난 저런 모습은 느껴보지 못하겠다. 난 절대 경험하지 못할 모녀간의 데이트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날 발견하는 그때가 정말 놀라웠다.
'어머나!'
나도 나이가 들고 있는 걸까?
아니면 괜찮다 애써 말하지만 나의 내면 깊은 어느 한 곳엔
로망이 있었던 걸까?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사실에 화들짝 놀라며 남편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갑자기 그런 모습을 보고 생각이 들었을까?"
이건 입 밖으로 나온 나의 찐 고백이었으리.
그리고 그 생각은 나에게 적잖이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나이가 점점 들수록 그런 생각이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들 수도 있겠지만 어찌하리.
아들 둘을 키우면 다들 불쌍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데 그런 불쌍한 눈빛 사양하겠어요.
물론 아들들이 딸만큼 세심하길 기대하지 않는다.
아들 둘이 나에게 든든하게 있고 또 그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에 그저 신기하고 아쉬움이 가득한 요즘 이거 늘.
세상의 모든 아들맘들과 내적 친밀감을 잔뜩 쌓으면서
나에게 주어진 우리 아들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야지.
(아들들 엄마들!! 우리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