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세요 ‘
시간이 흘러도 귓가에 맴도는 말.
한 달 전. 비가 추적이던 날 오후.
거센 비를 뚫고 운전해 서울로 올라왔다.
한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우연이 겹쳐서 만들어진 순간이다. 상황은 올라가야 한다 외치는 것처럼 손발이 맞았다.
알고리즘에 의해 처음 마주한 자기 계발 채널. 이끌리듯 들어간 커뮤니티. 들어간 날에 새긴 공석. 늦은 발견으로 인한 마지막 신청자.
그때는 나를 돌아보며 회복하는 휴식기다.
멈추어버린 시계추를 움직이고자 3가지 이유를 찾았다.
하나. 번아웃으로 멈춘 일상에 활력 불어넣기
둘. 잃어버린 독서습관 찾기
셋. 열정적인 사람을 보고 싶다.
올바른 퍼즐조각처럼 합이 맞았다. 서울로 올라간 이유다. 출발지는 비가 왔지만 도착지는 잠잠했다. 평소 하나의 습관이 있다. 이른 시간 도착해 서점이나 카페를 방문하여 책을 읽는다. 정신을 깨우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서점이 없어 카페를 찾았다.
주말의 영향인지 어디를 보아도 사람은 가득했다. 딱 한 자리를 발견하여 짐을 풀고 커피를 주문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까지 40분이 남았다. 이동시간은 5분을 잡고 10분 일찍 도착할 마음을 품었다.
‘25분간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야지.‘
책을 잠시간 읽은 후 노트북을 펼쳤다. 밀린 과제를 하기 위한 행동이다. 밀렸다는 것은 마감이 긴박한 것이 아니라 마감으로 생각한 시점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내용을 수정했다. 마음에 드는 구석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는 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이 눈앞을 아른 거린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깊은 장소를 둘러보고 매장 바깥으로 나가길 수차례. 중년여성 두 분이 안쪽부터 머뭇거리며 나오는 것을 보았다. 시간을 보니 아직 15분이 흐른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10분은 더 카페에 있어야만 한다.
어차피 나갈 예정이다. 조금 일찍 일어난다고 문제 될 것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손을 뻗어 두 분을 붙잡아 말을 건넨다. 약속으로 인해 나갈 준비 중이라는 말. 두 분이 여기 앉으면 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우리가 쫓아내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 어린 말씀. 왜 그런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금방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컵을 가득 채우고 존재를 뽐내는 중이다. 저놈이 얼음하나 녹지 않은 채 ‘날 좀 보소’ 소리치는구나. 정신이 없던 것일까? 배가 불러 생각이 없다고 웃으며 짧게 둘러대었다.
두 분이 짐을 풀고, 나의 짐을 정리하는 시간.
귓가를 스치는 다정함을 머금은 나긋한 목소리.
“부자 되세요”
미처 빼지 못한 채 오른쪽 귀에 걸린 이어폰 탓일까. 알아듣지 못해 되물어보았다. 그는 탁상에 놓인 한 권의 책을 손가락질하며 다시 말했다
“백만장자 되세요. 부자 되실 거예요. “
지인에게 추천받은 ‘백만장자 메신저’라는 책을 읽는 중이었다. 짧은 말 하나에 마음이 가득 차올랐다.
내가 건넨 것은 작은 가치다.
카페 안의 ‘자리’를 말한다.
상대에게 받은 것은 큰 가치다.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말’이다.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카페는 내게 있어 금방 떠나갈 작은 가치다. 두 사람에게는 오늘의 대화를 나눌 소중한 가치가 아니었을까. 내가 붙잡지 않았다면 주변을 한 바퀴 돌아야 했을 테니 말이다.
목마른 사람과 비에 젖은 사람이 물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과도 같다.
벌써 3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순간의 감사함을 잊기는 어려운 일이다. 귓가를 맴도는 말에는 가치가 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기 때문이다.
나의 말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공허한 외침인가. 도움이 되는 한 마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