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과 향기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by 퀘렌시아

우아함과 향기1


에고고 에고고

힘들다

정말 힘들다


난 오늘

정말 우아하게

멋지게

행복하게

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이곳

자기만의 방에서


세상 일은 계획대로만 되는 게 아니야

화장실에서 나는 무슨 냄새

이 룸 전체에

그 꼬랑꼬랑 냄새가 퍼진다


우앙..... 우앙.....

나의 하루는 오늘

악취와의 사투다


온갖 구멍이란 구멍을 막고

풍선을 사와서 페트병 잘라서

트랩 뭐시기 기능을 하는 도구도 만들고


풍선 사러 다이소 갔다가

하수구 냄새 차단 트랩 사고


집에 가서 공기 뽁뽁이

다 가져다가 온갖 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아 본다


마지막으로

쿠팡에서 실리콘 덮개까지 샀으니...


자자자

이제 내일 딱 들어와 봐야지


이 공간, 나의 작업실로 쓸

자기만의 방


제발 제발

내일은 악취 말고

향기가 나길


오늘 나를 위한 꽃도 사오고

자스민향 캔들 워머도 들고 오고

여기 저기 둘

디퓨저도 갖다 놨는데


이 향들 다 누르고

하수구 냄새가 이 공간을 장악한

오늘


나의 하루는 기진맥진

지쳐 나가 떨어졌다


내일은

제발 향~~~~이 나길

우아하게

커피 마시며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비까지 내려주면 더없이 좋겠고


오로지

정렬적으로

냄새를 없애고자

애쓴 하루


방전 상태에서 음악을 들으며

글장난을 한다


헤헷~~


그래도

좋아좋아


하수구 냄새 나도

좋아좋아


여기

자기만의 방에 있으니

좋아좋아




우아함과 향기2


에고고 에고고

허리야 발바닥이야


우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

아름다운 이미지와 향을 원했건만

에고고 에고고

어디서 나는 꼬리꼬리 냄새

다이소 편의점 들락날락

내 발바닥 불나네


장갑 끼고

뚫어 뚫어 끼워 끼워

킁킁 코 들이밀고

쭈르려 앉아 땀 뻘뻘


우아함과 향기

인생은

이런 거지

낭만 그림

우아함과 향기

현실 그림

안 우아함과 악취

그래도 그래도

웃을 수 있어


여기 있잖아




벽에 비친 꽃 그림자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