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 에세이
기말고사 기간
학생들은 문제 풀고 잘 잔다
에어컨 바람이 추워
담요를 꽁꽁 사서 얼굴까지
가리고 잘 잔다
답안지 걷어 오는 학생은
엎드린 학생 것을
안 걷어온다
새고 새고 새어도
답안지 개수가 안 맞아
교사인 난 깜짝 놀랐다
맨 앞 어떤 학생은
고3 화법과 작문 시간
다섯 장의 시험지를 받고
자기 시험지만 다섯 장 먼저 다 빼고나서
뭉탱이를 뒤로 넘길 모양새다
아니, 아니 그러면 안 되고
한 장 너 것 챙기고
바로 뒤로 넘겨 다시 한 장 너 것 챙기고 나머지는 바로 뒤로
뒤에 학생 속터지지 않게
얘야 눈치가 있어야지
학교 지필평가 에티켓
시험이 끝나면
바로 욕설이 들린다
애들에게 욕설은 일상어이다
아이씨 어쩌구 저쩌구 어쩌구 저쩌구
여태 시험 후 나 잘 봤다고 하는 애는 본 기억이 없다
급식은 바나나 후식
그래 학교에서 밥도 주고 좋다
그래 그래 밥 먹고 집 가자
다시 또 월요일
우린 만나서
또
시험을 보자
너희는 시험지를 보고
난 매 시간 교탁에서 너희를 보고
한 학기가 끝나가는구나
기말고사 기말고사
시간 참 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