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엄마만의 시간

나의 휴직을 유토피아로 만들어 준 최고의 비책_8

by 퀘렌시아

육아 휴직 1년. 나에게 주어진 금쪽 같은 시간이다.

아이들을 위해 휴직을 했지만, 나에겐 그것 말고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휴직 직전 근무 1년 동안, 퇴근 후 일주일에 한 번 미술치료 수업을 들으러 다녔는데, 그 수업은 자격증을 따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된 수업이었다. 일정대로 시험을 치러서 이론 시험은 통과를 했고, 남은 건 실습 의무 시간. 실습 시간까지 채워야 미술치료 자격증이 나오는 구조였기 때문에 실습을 해야만 했다. 공부하던 걸 중간에 그만 둘 이유는 없었으니까.


미술치료 같이 공부하던 선생님의 소개로 집 나온 아이들이 머무르는 '청소년 쉼터'에 가서 청소년들에게 미술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에 가야 했고, 그 시간에 내가 맞추어야 했다.


덕분에 난 토요일 미술치료 실습을 위해 집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기에 남편에게, 얘기하기도 좋았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 난 평일에 매일 아이들을 도맡아 보는데 하루 정도 나만의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을 했다.

"나 토요일 하루는 내 시간으로 쓸게. 그날은 당신이 애들 하루 맡아 줘."


결론은?


그렇게 됐다. 처음엔 아침 일찍 나가다, 나중엔 새벽 일찍 집을 나갔다. 그 이른 시간에 나가서 난 도서관을 갔다. 오롯이 주어진 나만의 시간. 이 자유 시간을 얼마 만에 맛보는지 모른다. 아이 낳고 아이들 시댁에 맡겨 놓고 키우는 동안엔 매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다주고 하며 다 보냈기에,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하루 이렇게 가져 보는 건.... 정말, 결혼 이후 처음인 것 같았다.


임용고시 시절, 혼자 공부하는 그 시간은 고독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육아 휴직 기간 토요일 하루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은 정말, 꿀맛, 행복감, 파라다이스, 충만함, 달콤함, 해방감... 그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에게 미술치료는 그렇게 끈이 되어 주었다. 내 아이 때문에 시작한 그 공부는, 육아 휴직 중 날 공부하러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구실이 되어 주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 난 토요일이면 집을 나가는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다 쓰는 자유!

그 시간은 이어진 나의 6년 휴직의 모토가 된 시간이었다.

토요일 나만의 시간이 있었기에 난 나에게 집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언제나 변함없이 또 얘기하게 되는 것.

난 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토요일마다 나가게 될 줄 몰랐다.


난 내가 1년 육아휴직 이후 5년을 연이어 더 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시간 이후 펼쳐진 일들, 난 내 인생이 그렇게 펼쳐질 줄 정말 몰랐다.


인생은 참, 신비롭다.

계획해서 된 일보다 계획 없이 있다 어느 날 그렇게 된 경우

그게 2 : 8 같다. 신기하게 여기서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나?


토요일, 날 성장시킨 그 귀한 시간.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아, 남편을 불쌍해할 분이 혹시 있으시다면, ㅎㅎ

남편에겐 일요일 나갈 수 있는 자유를 주었기에 우리는 파트타임 공동 육아를 하는 부부가 되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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