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놀라운 점 발견
아이를 알아가는 과정_7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한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아이들은 동물을 그리워한다.
그리워한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난 동물을 못 만진다. 그 귀엽다는 강아지, 고양이. 모두 불편하다. 더더군다나 같이 사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
이런 엄마의 자녀인 우리 아이들은 동네 고양이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하고, 어디 가서 만나게 되는 강아지를 보고 만지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일이다.
그래도 애들은 강아지, 고양이, 병아리, 메추리, 햄스터... 등등을 너무 좋아해서 수시로 날 꼬셨다.
"엄마~~~ 키우자. 응? 엄~~~마~~~~!"
"안 돼. 절대 못 키워. 엄마가 걔네들하고 같이 살 수가 없어."
나에게 이 문제는 흔들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 수용해 줄 수 없는 일인데, 그렇다고 내가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조를 때마다, 마땅히 해 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도 없고 속으로
'에잇, 할 수 없어. 절대.'
이런 생각만 하던 어느 날, 홈플러스엘 가게 됐다.
남편이 애들을 데리고 뭘 묻고, 하고 있는데 보니, 물고기를 뭘 살까 묻는 거였다. 각각 한 마리씩을 말이다. 큰 비닐에 물 넣어서 물고기 한 마리씩을 사 주자는데, 그 정도는 괜찮겠다 싶었다. 그런데, 각각 한 마리만 사 주더라고 물고기 밥도 사야 되고, 이왕 사는데 작은 어항도 하나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오고 가는 분위기가 됐다.
뭐, 결론은 샀다. 물고기도 몇 마리 더 샀다.
그리고 그다음 날, 난 하루 종일 어항 앞에 앉아 있는 우리 딸을 보게 됐다.
지루할 법도 한데, 이 아이는 어항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서는 계속 물고기 관찰을 했다.
처음엔 저러다 말겠지 싶었다. 1시간이 지나도, 2시간이 지나도, 아이는 그 앞에서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렇게 좋아? 이제 딴 거 하고 놀아."
"아니야, 이게 재미있어."
그렇게 대답하고는 또 계속 관찰한다.
거 참 신기하네. 정말 지루할 텐데... 그날 난 8살 첫째 아이의 놀라운 집중력과 관찰력을 볼 수 있게 됐다.
지금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족히 5시간 이상을 어항 앞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밤에 잠잘 때까지 어항 속 물고기를 바라보던 우리 첫째.
"얜 정말 놀라운 집중력의 애네. 저게 저렇게 좋을까? 지가 좋아하는 건 엄청나게 몰입해서 할 애구나."
라고 느꼈다.
우리 둘째. 아들은 지가 분한 일이 있으면, 상대가 엄마일지라도 절대 호락호락 봐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어느 날, 둘째가 무슨 잘못을 했다. 무슨 상황이었는지 지금의 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6살 꼬마 둘째가 눈물을 흘리고 분해하며 이랬던 것은 기억한다.
"엄마, 내가~~~~ 엉엉엉엉~~~ 엄마, 이거 안 잊을 거야. 엉엉엉엉~~~~ 안 잊어. 엉엉엉엉~~~~"
도대체 뭐였는지, 무슨 일이었던 건지, 아이가 더 잘못을 한 건지, 내가 더 잘못을 한 건지 도통 기억은 안 나지만 꼬맹이 둘째 아이가 이렇게 안 잊겠다는 하는 것이 너무 기가 찼던 건 기억한다.
'헉, 무서워.... 지민아, 야. 너 뭐야~~ 헉.... 보통 애들처럼 그냥 울기만 하든가 떼만 쓸 것이지, 이건 뭐야? 안 잊겠다고?'
6살 아이의 '안 잊겠다'는 강한 의사 표현이 놀라웠고, 내 아이가 남달라 보였다.
"얜 지고는 못 살겠구나. 얜 지가 억울한 것 있으면 그냥 순순히 넘어가지는 않을 애구나."
라고 느꼈다.
휴직 후 내 아이 둘을 데려와 키우며, 처음 느꼈던 내 아이의 특이점이었다.
엄마는 이런 경험이 하나씩 쌓이며 내 아이를 알아가는 거겠지?
지금은 17살, 15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 아이들을 보며 요즘 난 이런 생각을 한다.
"얘들은, 게임 박사 되겠어. 게.임.박.사. 둘이 어쩜 저렇게 똑같을까!"
집중력 뛰어난 첫째와 지고는 못 있는 우리 둘째는 현재 게임 세상에서 그 특기를 발휘하고 있다.
놀라운 집중력과 지고는 못 견디는 승부 근성으로! ㅎㅎ
"그래, 코로나 위험 시기, 밖에 나가 놀겠다고 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너무너무 고맙다."
"오냐, 집에서 시원~~~~ 하게 즐겨라. 안전이 최고다~~"
오늘도 난 우리 아이들을 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