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내로남불>

by damdam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흔히들 ‘내로남불’이라 줄여 말하는 이 표현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관대하지만, 특정 인물이나 아랫사람에게는 가혹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행태를 의미한다. 타인의 언행에는 비난의 칼날을 세우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태도. 내가 느낀 사회의 모습이 바로 그랬다.



다음 날, 파트장은 부장님께 내 이야기를 들었다며 퇴근 후 면담을 요청했다. 파트장은 겉으로는 나를 이해하는 듯 말하면서도, 결국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할 때마다 말을 자르고 본인 말 하기에 급급했다. 그 때문에 면담이 아니라 마치 혼나는 기분이었다.



내가 체계적인 업무 전달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했을 때의 답변은 이랬다.

“회사가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업무 매뉴얼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전공자라서 실무 프로그램은 다 알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입사 초반에 학교에서 이론 위주로 배워 실무 프로그램은 전혀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며 잘 가르쳐달라고 말했었고 그때 돌아온 대답은 냉정하게도 “여기는 학교가 아니다”였다.

그랬던 파트장이 이제 와서 전공자라는 핑계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한 달 전 입사한 동료 중 한 명에게 업무를 물었을 때 욕설을 내뱉고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자, 파트장의 답변은 기가 막혔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냐. 그리고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욕해도 신경 쓰지 말고, 상대는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너는 평소처럼 먼저 다가가서 인사해라.”


솔직히 신입사원이 상사에게 힘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 직원과 파트장이랑 친한 게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말하겠는가. 참고 참다가 말한 건데 먼저 말하지 그랬냐는 답변이 돌아오자, 말이 안 통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심지어 모른다고 물어보면 이것도 모르냐며 비난하고, 안 물어보면 모르면 물어보고 하라는 동료의 이중적인 태도가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을 때도 내 탓을 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일주일의 기준이 다르다. 일주일이나 됐는데 능숙하지 못한 네가 답답해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


부장님께서는 내가 4시간만 일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오래 배워야 하는 것이 맞다고 하셨는데, 정작 가르쳐주는 사람은 일주일, 3주 같은 단기 기준에 집착하며 나를 압박하니 숨이 막혔다.


그리고 내가 하루 4시간 근무 중 2시간은 잡일만 하느라 다른 동료들이 업무 처리하는 것을 배울 시간이 부족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을 때의 파트장의 답변은 정말 말이 안 되었다.


“몰랐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바쁘지 않았냐. 말하지 않으면 난 모르기 때문에 네가 먼저 말했어야 한다.”


내가 다른 층에 내려가서 했던 그 잡일은 같은 부서 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하는 업무였고, 그 로테이션 근무표는 다름 아닌 파트장 본인이 직접 짠 것이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이 면담은 계속 다녀야겠다는 나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렇게 나의 첫 번째 직장 이야기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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