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담은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
저는 오늘, 드디어 퇴고를 마치고 출판사에 넘겼습니다.
마지막 마침표를 찍던 순간, 손가락이 멈추고 —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창밖은 여전히 같은 하늘이었고, 방 안의 공기도 달라진 것이 없었는데, 어쩐지 세상이 아주 조금 다른 모양이 된 것 같았어요. 마치 오래 쥐고 있던 숨을, 이제야 내쉰 것처럼.
혹시 제 소식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 봐, 가장 먼저 이 글을 올립니다.
몇 달을 그 글과 함께 살았습니다. 새벽에 눈이 떠지면 제일 먼저 그 문장들이 떠올랐고, 잠들기 전엔 고치지 못한 단어 하나가 마음에 걸려 뒤척이기도 했어요. 좋은 날엔 이 글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 같았고, 나쁜 날엔 한 줄도 건질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 감정들이 전부 쌓여, 오늘의 마침표가 된 거겠지요.
후련합니다, 정말로.
그런데 그 후련함이라는 게 참 묘해요. 깃털처럼 가벼울 줄 알았는데, 막상 느껴보니 어딘가 무겁고 쓸쓸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오래 곁에 두었던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의 그 감각, 아시나요. 이별인지 해방인지 잘 모르겠는 그 경계 어딘가에 제가 서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옆에, 어김없이 두려움이 와 있었습니다.
이 글이 세상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은 어떤 눈으로 읽을까. 어떤 말들이 되어 돌아올까. 그전에 출판사의 수정 요청이 얼마나 들어올지도 벌써부터 마음이 쓰입니다. 끝을 냈는데도 또 다른 시작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에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그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으려 합니다.
퇴고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던 동안 내내 미뤄뒀던 청소를 해야겠어요. 봄날이 어느새 서슴없이 문 앞까지 와 있는데, 그동안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했거든요. 오늘은 창문을 활짝 열고, 봄바람을 들이며, 묵은 것들을 하나씩 털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계속 글을 쓰려고 합니다. 오래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 써 내려갈 새로운 글들도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해 주시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끝낸 것도, 아직 끝내지 못한 것도, 끝낼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것도 — 모두 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봄이 막 문턱을 넘어오는 날, 담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