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해 Oct 19. 2019

노는 게 더 힘들다

쉬는 시간이 많아졌다. 쉬는 시간이 늘면 생각하는 시간도 늘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줄었다. 어느 날에는 내게 생긴 여유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하지 않는 시간이 많아졌다. 일하지 않는 시간이 늘면 피곤한 시간이 줄 줄 알았다. 아픈 데 없이 건강할 것 같았다. 이 역시도 내 생각이 틀렸다. 심지어 오늘 새벽에는 배를 부여잡고 응급실에 갔다. 위염이었다. 마감이 없어지면 위염은 사라질 줄 알았는데...


여독이었을까. 『게으름 예찬』(로버트 디세이 저)을 보면, “내가 아는 한, 여행은 나머지 모든 형태의 여가를 훌쩍 능가한다.”(258쪽)라고 했다. 여행이 끝나자마자 몸져누운 걸 보면 내가 아직 여가, 특히 여행을 잘 보내지 못했나 싶기도 하다. 


새삼스럽게 느낀다. 노는 게 더 힘들다.





*출처_ 로버트 디세이 저, 오숙은 역, 『게으름 예찬』, 다산초당, 2019

매거진의 이전글 다음에 또 가지 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