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책을 붙잡고 있던 시간이 좋았어서, 그 장소도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편혜영의 소설을 읽었다. 간만에 만난 문체는 역시 좋았다. 소설도 소설이었지만 이효석 문학상 수상 소감도 보게 되었다. 늘 내가 생각하던 것들이 잘 설명된 글이었다. 나는 이렇게 왜 쓰지 못하나 잠시 생각을 하다, 이렇게 글을 잘쓰니 작가를 하지. 라는 생각으로 잡념을 미루어 두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가족에게 어떤 구성원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곧 다른 세대를 이루게 될 것인데, 그에 앞서 나는 어떤 구성원일까 생각을 해본다. 또 나는 어떤 구성원으로 기억될까, 나는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 할까. 더 나아가 좋은 아들이 되지 못한 거 같은데,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비가 될 수는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다들 그걸 어떻게 했고, 그걸 어떻게 하고, 그걸 어떻게 하려는지 대단해 보인다. 인생의 협력자와 가족이라는 세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그 세계는 다른 세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봐도 어려운 일이다. 다들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