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내가 꿈꾸던 직업이었다.
정말 이럴 줄 몰랐다.
아이는 낳기만 하면 그냥 크는 건 줄 알았다.
나는 엄마와 다르게 아이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았던 엄마인지라.
나는 그와 정말 다를 거라고 여겼다.
배운 것도 엄마보다 더 많고.
육아서도 엄마보다는 더 많이 읽었으니까...
하지만, 웬걸.
대단히 착각한 거였다.
나는 엄마보다 결코 낫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육아와 현실은 너무 달랐다.
머리로 알던 것이 삶에 적용되지 않았다.
아이는 그냥 키우면 되는 게 아니었다.
제때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맘대로 싸지 못하는
극한 직업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디지게 힘들었다.
내가 상상한 따뜻한 엄마가 결코 아니었다.
내 안에 하루에도 쉼 없이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으며,
화산이 폭발하듯이 한 번에 팡 터지는 사람인 줄 몰랐다.
나는 아이를 잘 기다려주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조급하고 빠르게 아이를 몰아쳤다.
아이를 키울 때 엄마의 손길이 이토록 많이 필요했다니.
엄마라는 자리는 하나도 쉽지 않았다.
내가 꿈꾸던 핑크빛은 없었다.
자애로운 모성을 지닌 엄마는 내 상상 속 이야기였을 뿐.
엄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엄마보다 더 못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되었다.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웠겠구나.
진짜 이해가 안 되는 게 너무 많았던 우리 엄마.
아직도 100% 이해 안 되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 두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나처럼 처음 엄마가 돼서 헤매고 실수하며 배우면서
나를 키우신 거구나.
너희들 키울 때 어찌나 시간이 안 가던지.
한 해에 두 살씩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니까.
지금 돌아보면 젖 먹일 때가 젤 행복했어.
친정 엄마의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한편이 아리다.
엄마도 나처럼 엄마로 사는 게
힘들고 버거웠겠구나.
그래, 그랬구나.
울컥한다.
무지해서 그러하다. 모르는 줄도 모르고. 허기는, 모르는 줄 알면 이미 반절은 아는 것이지.
<혼불> 8권
엄마라는 자리가 누르는 무게.
힘듦, 버거움, 어려움들.
한 번씩 이 자리를 내려놓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에 가버리고 싶다.
회피하고 싶다.
아이를 키우는 순간마다 흔들리고,
이게 맞는 건가? 이렇게 하다가 애를 망치는 거 아닌가?
겁난다.
그러나 아이의 웃음 하나만으로
이 극한 직업을 감당하는 나를 대견하게 바라본다.
오늘도 너무나 애쓰고 있다.
한없이 부족한 엄마일 수 있지만,
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
내 아이들에게는 내가 전부니까.
잘하고 있다고 나를 응원한다.
토닥토닥.
나를 위로한다.
보수도 없고, 퇴직도 없는 이 직업에서
아이의 웃음 하나만으로 힘듦을 이겨 나가고
극한 직업에서 버티며 오늘도 엄마로 살아간다.
잘하든, 못하든
엄마로 산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는 거다.
나에게 따뜻한 시 한 잔을 건넨다.
너무 멋진 엄마가 되려고,
아이를 잘 키우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앞만 보고 나가고는 있지 않은지?
오늘 하루는 조금 더 마음 편안하게
양 손에 꼭 쥐었던 노를 내려놓고
엄마로 살고 있는 나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래도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