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EPL] 무리뉴의 손흥민이 지난 시즌과 다른 이유


모두가 케인-손흥민 조합에 열광한다. 실제로 두 선수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엄청나다. 이번 시즌 케인의 패스 -> 손흥민의 득점이 발생한 상황이 무려 7회에 달한다(통산 29회). 이는 EPL 전체 1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통산 2위). 한때 케인이 존재함으로 인해서 손흥민이 부정적인 타격을 입다는 비판을 모조리 억측으로 만들어버리는 호흡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손흥민의 약진을 모조리 케인과 연관지어서는 안된다. 두 선수가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유는 출중한 실력, 오랫동안 발을 맞춘 신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좌측 풀백의 위치 변화 또한 케인-손흥민 조합이 약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사실상 좌측 풀백과 같은 롤을 수행하면서 공격성이 크게 저해됐다. 무리뉴가 큰 비판에 시달렸던 이유 중 하나다. 허나, 토트넘의 경기 패스맵을 살펴보면 손흥민이 무작정 수비적인 역할만 수행한 것은 아니다. 위에 게시된 첫번째 사진을 보라. 각각 지난 시즌 첼시, 노리치, 왓포드전에서 나타난 토트넘의 패스맵이다.



첫번째로 봐야할 것은 역시 손흥민의 위치다. 그는 좌측 측면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두번째로 살펴야 할 점은 좌측 풀백의 위치다. 좌측 풀백이 우측 풀백에 비해 후진 배치되어 있다. 이 3경기의 패스맵을 통해 무리뉴가 비대칭 풀백을 운영하면서 손흥민과 풀백의 간격이 벌어졌음이 증명된다. 두 선수 간의 간격이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이 사이 공간을 손흥민이 내려와서 커버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를 너무 수비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격에 집중하자니 공간이 발생하고, 수비하자니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결국 손흥민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선수로 전락했다.


이에 무리뉴는 크게는 지난 시즌 재개 이후부터, 그리고 본격적으로는 이번 시즌부터 풀백을 대칭적으로 운영한다. 심지어 손흥민의 공격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좌측 풀백을 더욱 전진시키기도 한다. 위에 게시된 두번째, 세번째 사진들을 보라. 각각 사우스햄튼, 스켄디아, 브라이튼, 웨스트브롬전 토트넘의 패스맵이다.



눈에 띄게 손흥민과 좌측 풀백의 간격이 좁혀졌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불필요한 수비 가담을 하지 않아도 됐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케인이 후방까지 내려와 패스를 뿌리는 플레이에 눈을 뜨면서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최고조로 치솟았다.


손흥민의 위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좌측 측면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달라진 건 좌측 풀백의 위치다. 데이비스, 레길론이 전진 배치되어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 -> 풀백으로 향하는 패스보다 풀백 -> 손흥민에게 가는 패스가 더 많다. 수비가 아닌 공격에 집중하니 발생하는 상승효과다.



이제 무리뉴가 손흥민을 수비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중요한 건 데이비스가 나왔을 때와 레길론이 나왔을 때 손흥민에게 어떤 역할 변화를 줄 것이냐다. 게시된 두번째 사진이 데이비스와 호흡을 맞출 때, 세번째 사진이 레길론과 호흡을 맞출 때다. 레길론이 나올 경우 좀 더 후진 배치됨을 알 수 있다. 모두가 레길론을 주전으로 예상하지만 데이비스 또한 전술적 가치가 무긍무진한 자원이다. 분명 무리뉴는 두 선수의 경쟁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낼 공산이 높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