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반자본주의적 기업인

[책]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by Dana


나는 보여지는 것과 '많이' 다르게 아주 낭만적이고 낙관적인 이상주의자다.

그래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이지만 어울리지도 않게 반자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죄책감이 안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혹시나 내가 세상에 전혀 필요없는 (필요해 보이는) 물건을 만들어 팔며 쓰레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라는 죄목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돈을 벌고 먹고살아야 하는' 소시민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외면해 왔다.


최근 일론머스크의 인터뷰를 보며

AI의 발전이 가져올 전방위적인 발전으로

무한 공급의 시대를 맞이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자본주의를 초월한

어쩌면 더 '인간다운' 세상이 코앞에 다가왔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다.


자신들의 제품을 사지 말라고 홍보하던 파타고니아의 상품이 더 많이 팔리는 아이러니처럼.

'더더더'를 외치는 자본주의 기반의 발전으로 인해

'덜덜덜'을 외치는 반자본주의적 사회에 다가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내는 수단이 되는 것 같기도 해서

이런 거시적인 흐름을 뒤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 기업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다짐했다.




첫 번째, 개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소비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미 2년 전에 옷, 가방, 신발 안 사기에 도전하다가 테무에 무너졌지만

올해 다시 한번 옷, 가방, 신발 안 사기에 도전하겠다. (나눔 대환영!)

그 걸음의 일환으로 골라 읽은 책이 바로 이소연 작가의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였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고, '옷'은 개성의 표현이라 믿으며 '옷'을 좋아했던

이소연 작가가 '옷을 사지 않기로' 결심한 계기부터

쉽지 않았던 실천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멀지 않은 친구의, 이웃의 이야기 같아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 기업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덜' 소비할 수 있게 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인맥도 지식도 부족해서 관련한 공부를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사실 나도 환경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초고도화된 기술이 우리가 직면하게 될 모든 문제를

손쉽게 한방에 해결해 주면 좋겠다.

물론 그렇게 되리라 믿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고

그 과정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얼마만큼이든 유의미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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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

- 쇼핑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내 삶을 고립시켰다.

- 청바지와 흰색 면 티셔츠는 각각 한 사람이 9년간, 3년간 마실 물을 집어삼키는 셈이다.

- 유행의 속도만큼 쓰레기가 나온다.

- 우리는 우리가 '사는(buy)' 세계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다.

- 계획된 진부화 : 의도적으로 제품의 물리적 수명 자체를 단축시키거나, 단순히 부품만 교환해도 되는 제품을 아예 새겨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전략

- 이윤이라는 이름의 살인

- 자본주의에서 멈춤은 곧 재앙이다. 자본주의 세상에 태어났다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관성의 궤도에서 이탈할 수 없다.

- 정체성과 개성은 무엇을 소비했는지로 정의된다.

- 사람으로 태어나 소비자로 자랐다.

- 찍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하나라도 덜 소비하는 대신 하나라도 더 만드는 쪽을 택했다.


[책 내용 중 기억하고 싶은 키워드]

- 기계적 재활용, 화학적 재활용, 윤리적 소비, 컨셔스패션 시장, 위장환경주의, 낙관주의 편향, 패션행동주의, 비건패션


[책에서 소개한 친환경적 단체]

- 이종남천연염색연구소, 동물보호단체 페타, 인권운동가 세라리버비츠, 친환경 캠페인 기구인 변화하는 시장재단(CMF), 영국 경쟁감시당국(CMA), 죽음의 바느질클럽, 스텔라 매카트니의 100% 자연분해가 되는 원피스, 영국 러프버러대학교의 지속가능한 섬유를 연구하는 체트나 프라자파티,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

- 재활용 브랜드 : cueclyp.com, nukak.kr, 119reo.com, suumie.com

- 옷 교환 : @mikrokosmos.forest.shop, @buam_station


[책을 통해 알게 된 추가로 읽고 싶은 책]

<유한계급론>, 라슨의 반소비주의 잡지 <애드버스터즈>, <파도가 칠 때 서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