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고 알게 되는 그 시간이 있다면 충분히 괜찮다
어제 부부목장을 함께 이끌던 담당 목사님이 사임하셨다. 본인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어릴 때부터 시각장애인 아빠를 도와야 했고 동생도 갑자기 기절하여 며칠 만에 다시 깨어나기도 하는 신경계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에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셨다고.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자신의 상처로 인해 자신이 없으셨다고 한다.
상처가 없는 영혼은 없다. 자신의 상처에 매몰되었을 때 우리는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자신의 상처에만 집중하게 되어 오롯이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격으로 변질되기 쉽다. 목사님은 그 상처를 인정하고 배우자가 될 사모님께 이러한 상처가 있어서 자신이 없으니 내가 그럴 때마다 알려 달라고 얘기하셨다고. 상처가 건드려질 때 사모님은 그 문제를 바로 알도록 얘기해 주셨고 그 문제들을 하나씩 고쳐 나갈 수 있었다고 하셨다. 이제는 그 문제가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부부가 서로 신뢰하며 단단해져 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부모에게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자란 아이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목사님처럼 인지하고 있으면 된다. 위가 약한 사람은 배가 자주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우울한 감정이 자주 드는 사람은 금방 불안해지고 자신감도 쉽게 떨어지는 자신을 알고 있으면 된다.
누구나 인생의 한 가지쯤은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 이미 쏟아져 버린 물이 있다면 주워 담을 수는 없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공들여 닦지 않아도 언제가 마를 수 있으니까. 마르지 않아도 쏟아져 버린 물이 있었구나 들여다볼 시간이 있으면 된다. 들여다보고 알게 되는 그 시간이 있다면 충분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