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마음에 초심이라는 진심을 불러오기
문장공부 100일 도전 프로그램을 보고 고민도 없이 신청서를 작성한다. 10명의 소수 인원을 뽑는다 했으면 성의 있게 글을 골랐어야 했다. 하필 ‘글쓰기는 나의 커비‘ 라며 장난식으로 썼던 비유 글이 떠올라 그 글을 보냈는데. 어제 합격 문자가 온 사람도 있으니 되지 않은 모양이다.
갑자기 기운이 훅 빠진다. 힝 마음에 차올랐던 글을 고심해서 고르고 골라 잘 다듬어 보낼걸. 신청서 글이 제일 중요한 기준이었을 텐데. 가볍게 던진 글도 교만한 마음도 모두 후회가 된다. 어쩌겠어 이미 지난 일 인걸.
어찌 되었든 준비가 되지 않은 글력이 이유라고 생각하니 조금 아프다. 아직 멀었다고 자신을 토닥이지만 어떤 날은 스스로 읽어도 꽤 울림이 있는 걸 하며 만족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란..
괜찮아 다시 도전해야지 마음을 먹었다가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엄마 속상해’ 아무것도 모르는 딸에게 말한다. ‘엄마 왜?’ 딸에게 설명했더니 꼭 안아주며 말한다. ‘엄마 괜찮아. 엄마는 뭐든 잘할 수 있어. 다음번에 꼭 뽑혀서 할 수 있을 거야’ 토닥여주는 딸내미. 우리 딸이 위로해 주니 마음이 좀 풀린다.
따라 따라 딴딴 따라라 따라라~ LA부터 날아온 깨톡 영상통화. 남편 얼굴을 보니 마음이 더욱 좋지 않다. 밤샘 일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곳은 새벽 4시. 한국은 밤 9시. 많이 피곤해 보이지만 남편의 대답은 항상 괜찮아 이제 푹 자면 된다며. 나의 속상함을 나누기에는 상대가 훨씬 힘들어 보이니 아무 말 없이 잘 자라며 전화를 끊는다.
같이 있었으면 조잘조잘 남편에게 토로했을 텐데 머나먼 타지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그에게 짐을 보태고 싶지 않다. 유치하고도 뾰로통한 속마음은 글에다가 하소연하는 수밖에.
진정성의 부족. 진정성은 오랜 시간 꾸준함이 차곡차곡 쌓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선물 같은 것이다. 나의 진심은 출발 단계일 뿐이다. 쌓여가는 기록이 대신 말해줄 수 있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힘을 다듬어 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일이다.
진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 흐트러진 마음에 초심이라는 진심이 되돌아오는 계기가 되었니 최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