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이 영민하게 늙어가기

감정이 아닌 가치가 지배하는 언어

by Dana Choi 최다은

누구나 관계 안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가장 실제적이고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관계는 보통 가족 안에서 일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남편과 적나라하고도 격렬하게 부딪혔다. 흡사 티라노사우르스 두 마리가 서로를 물어뜯으며 피 튀기게 싸우는 모습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제일 치열하게 했던 인생의 업적(?)을 꼽으라면 남편과 싸웠던 지난 10년이라고 부끄럽게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미움의 감정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남편이 무조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옳고 당신은 옳지 않아. 반면 남편의 입장은 완전히 반대였다. 둘 다 참지 않고 직선적으로 말을 하는 성격 탓에 서로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스스로가 옳다고 증명이라도 하듯이 울부짖었고 포효했다. 결혼하면 누가 행복해진다고 했을까? 결혼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잠언 10장 19절-


잠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다. 어제 정원준 목사님 설교 중에 들었던 말씀인데 마음에 콕 박혀서 계속 맴돌고 있다. 우매하고 어리석은 그 10년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우리가 그렇게 서로를 향해 분노와 원망을 쏟아부었던 이유도 바로 그 어리석음 때문이었다.


미움이 일어났다는 것은 보통 나는 옳고 너는 틀린 것이라는 마음에서부터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미움의 감정이 들 때 입술의 제어하고 잠시 생각이라는 것을 해 본다고 가정해 보자. 입술을 제어할 수 있다면 차분하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금 이 감정이 정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맞나? 이 말을 했을 때 남편이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며 잔소리로 치부해 버리지는 않을까? 자기반성을 먼저 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는 하려고 했던 그 말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혜로운 사람의 언어는 가치의 지배를 받는다. 내 언어로 인해 상대방을 돌보아 주고 세워줄 수 있는 힘이 되고 싶다는 가치는 입술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감정을 따라 입술을 열 것인가? 아니면 가치를 따라 말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말하려고 하는 찰나의 순간을 잡는 것이다. 말은 참 쉬운데 실천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이것을 마음 깊이 깨닫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내 사람이니까 모든 것을 이해할 것이라는 교만은 이제 내려놓기로 하자.


덜 후회하는 하루를 살아가려면 입술의 제어가 필요하다. 언어는 누군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힘이 있기에 혀의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특별히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이고 실천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나의 가정이, 우리 부부가 서로를 세워주는 멋진 부부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이 가치를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감정에 따라 쉽게 열렸던 과거의 나의 입술과 조금씩 멀어질 것이라 소망해 본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입술을 제어하는 오늘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도전해 본다.


미래의 나를 상상한다. 이 상상을 해 보는 것만으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것은 없다.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나를 보며 산다면, 당장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 이 순간부터 말이다. 미래의 나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오늘도 입술을 제어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내가 되길,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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