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오늘은 전반적으로 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주문한 운동화가 내가 사이즈를 잘못 고르는 바람에 발보다 한참 큰 채로 도착했을 때는 잠시 속이 상했지만, 곧 아침에 읽었던 명상 글이 떠올랐다. 그래, 이럴 때야말로 연습이지 싶어 의식적으로 긍정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 종일 괜히 기분이 처졌을 텐데, 오늘은 그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을 때도 비슷했다. 멍이 들어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간호사 선생님께서 혹시 실패할까 걱정하시는 모습에 나도 잠시 긴장이 됐지만, 웃으며 “오른팔도 있고, 다시 찾으면 되죠”라고 말해 드렸다. 그 말 덕분이었는지, 다행히 한 번에 잘 놓아주셨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의 태도가 내 긴장만이 아니라, 상대의 긴장까지도 풀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의식적으로 긍정 쪽으로 길을 내고,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선택한 것이 결국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오늘 명상에서는 내가 생각보다 훨씬 쉽게 부정 쪽으로 생각의 길이 흐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걸 잘 인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자비, 고요, 신뢰, 평화 같은 감정에 더 자주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느냐에 따라 그 늑대가 자라듯, 나도 내가 키우고 싶은 감정에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주고 싶다. 무엇보다 가장 신기했던 건, 내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낀 하루였다는 점이다. 하루 종일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는 기분으로, 어느 쪽으로 갈지를 계속 고르고 있었다. 감정은 자동 반응이고,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믿어왔는데, 그게 꽤 오래된 오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통해 감정을 어느 정도는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명히 느끼니, 그동안 감정에 휘둘리면서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 조금 웃기게 느껴지기도 했다.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 올라올 때, 잠시 멈추고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기. 자동으로 흘러가는 생각 대신, 긍정과 신뢰 쪽으로 한 번 더 방향을 틀어보는 연습을 계속해 나가기. 완벽하게 잘하지 못해도, 선택하려는 시도만은 멈추지 않는 하루를 살고 싶다.
감정에 끌려다니기보다 감정과 나 사이에 여유를 둘 수 있는 사람, 불안이나 부정이 올라와도 ‘아, 또 왔네’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자비와 평화 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을 내 안에 만들어 두고, 그렇게 쌓인 선택들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평온한 사람으로 데려가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살짝 묻고 싶다. 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감정에게 가장 많은 먹이를 주고 있었나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어 보세요. 그리고 오늘만큼은 어떤 감정을 키우고 싶은지, 조용히 마음속으로 골라봐도 좋겠습니다. 감정도 결국은, 우리가 자주 불러주는 쪽으로 자라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