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멋진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인테리어 사진처럼 비워진 삶을 자랑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아끼고 싶다. 돈을, 시간을,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초라해지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2년 동안, 정말로 쇼핑을 멈춰보기로 했다.
옷, 가방, 장신구, 양말, 나를 치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 나는 그 구매를 멈춘다. 대신 꼭 필요한 화장품과 스킨케어, 그리고 밑창이 닳아 더는 신을 수 없을 때의 신발 한 켤레만 허락한다. 그 외에는 사지 않는다. 예쁜 것 앞에서 멈추고, 세일 앞에서 돌아서고, 명품 앞에서는 눈길조차 주지 않겠다. 그 로고가 나를 증명해주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하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지.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살 수 있는지, 촌스럽지 않게 존재할 수 있는지. 새 옷 없이도 당당하게 모임에 나갈 수 있는지. SNS를 넘기다가 사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올 때, 그 충동을 그냥 지나치게 둘 수 있는지. 나는 나를 테스트해보고 싶다. 내가 정말 물건에 기대지 않고도 나일 수 있는 사람인지.
아마 여러 번 흔들릴 것이다. 신상이 쏟아지는 피드를 보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반짝이는 가방을 보며 잠깐 부러워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번에는 결제 버튼 대신 질문을 누르려 한다. 나는 왜 지금 이걸 갖고 싶어 하는가. 정말 필요한가, 아니면 불안이 밀어붙이는가.
2년은 길다. 그 시간 동안 계절이 여덟 번 바뀌고, 유행은 수없이 지나갈 것이다. 그 사이에서 나는 가만히 서서 지켜보려 한다. 나를 치장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 더 사지 않아도 남는 것, 로고 없이도 빛나는 순간들을.
이번에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겠다. 불안을 따라가지도 않겠다. 대신 나를 따라가겠다. 아끼는 삶이 초라한 삶이 아니라는 걸, 멈춘다고 해서 뒤처지는 게 아니라는 걸, 2년 동안 나에게 증명해보고 싶다.
나는 더 사지 않아도 아름답다. 이제 그 말을, 실제로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