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조금만 봐도 금액이 훌쩍 올라 있다. 카트에는 몇 개 담지도 않았는데 숫자는 이미 마음을 압박한다. 계산대 앞에 서면 이상하게 정신이 또렷해진다. 아, 더 아껴야겠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그래서 물도 사 먹지 않기로 했다. 텀블러에 물을 채워 다니고, 커피도 집에서 내려 나간다. 외식은 줄이고, 배달 앱은 지웠다. 집에서 밥을 해 먹는 횟수가 늘었다. 남은 반찬은 다음 끼니로 이어간다. 누가 보면 꽤 단단해 보일지도 모른다. 계획적으로, 의지 있게 사는 사람처럼.
그런데 이상한 순간이 온다.
아끼면 아낄수록 오히려 더 쓰고 싶어진다.
갑자기 피자가 간절해지고, SNS에서 본 예쁜 카페에 당장 가고 싶어지고,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아보고 싶어진다. 마치 내 안 어딘가에서 반발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 정도 했으면 보상받아도 되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올라온다. 절약이 길어질수록 반동도 커진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은 박탈감에 예민하다. 무언가를 빼앗긴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은 더 커 보인다. ‘절대 쓰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수록, 그 대상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심리. 나는 지금 그 안에서 버티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방식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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