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를 시작한 지 4개월 반쯤 됐다. 그간 최소 주 2회 많으면 5회씩 운동하며 내 몸과 저녁 패턴을 길들였다. 여전히 고수와 스파링 하면 깔려서 낑낑거리지만, 그래도 기술 배울 때 따라 하는 건 조금 수월해졌다.
수업 전에 하는 몸풀기도 어느 정도 체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간단한 스트레칭이지만 자주 하니까 뭐라도 좋겠지 싶다. 간혹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뻣뻣한 사람들을 보면 그래도 난 적어도 조금 더 유연해졌다는 생각을 했다. 나랑 체격도 실력도 비등한 사람과 스파링을 해서 완전 초초초초초급일 때의 그냥 비 오는 날 진흙에서 뒹구는 개싸움에서 좀 벗어난 듯한 기분에 들면 어쩐지 자신감이 붙어 ‘싸워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데’라는 나로서도 당혹스러운 일말의 생각이 몸속 어디선가 피어오른 적도 있다. 싸움은 고사하고 뭘 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적이 잘 있었나? 대체로 심드렁하고 대체로 하던 거 하던 스타일이라 그런 표현은 영어로 be itching to do 로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뭐 그랬다는 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러니까 그게 지난주 화요일이었다. 전에도 그 힘에 압도돼서 스파링 하고 나서 ‘아이고 내 흉곽이야‘ 하면서 갈비뼈를 감싸 앉았던 상대가 있었다. 그녀는 꽃다운 스무 살에 살집에 있는 건 아닌데 키도 크고 힘이 센 데다가 몸을 잘 쓰는 타입이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좀 버겁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차였다. 어쩌다 나와 또 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스파링을 했는데 그녀가 양다리로 내 흉곽을 확 움켜 잡는데 그 순간 헉! 소리가 나오면서 뭔가 위험신호를 느꼈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진행하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 갈비뼈 한 개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흐잉.. 이후 갈비뼈 골절, 갈비뼈 실금, 갈비뼈 실금 증상, 회복기간 등을 검색하다가 흉곽 보호대를 검색하며 사야 하나 잠시 고민하며 어찌하면 이 상태로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남편은 ‘그런 생각의 흐름 자체가 완연한 체육인인이야. 보통은 운동을 쉬려고 하지.‘ 엉?! 그런가?
통증이 괜찮겠거니 했는데 하루이틀 지나도 그대로라 내일은 정형외과에 가볼 생각이다. 체육관엔 기술만 배우고 스파링은 관전만 해야 할까 싶다. 건강한 몸으로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운동 좋아하는 사람치고 부상을 한 번도 안 겪은 사람이 없던데 나도 이제 그 반열에 오른 게 아닌가 싶어서 아주 아주 조금 뿌듯하기도 하다. 일단 병원 가고 결심하고 좀 쉬엄쉬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