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혼자서도 제정신으로, 낭만적으로

《(도시에선) 우리 모두 혼자다》

by 단비비랜드



도시는 늘 빠르다.

사람보다 일정이 먼저이고, 감정보다 성과가 앞선다.

나는 그 속에서 오래 일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대표이사 비서로 일했고,

대치동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서울의 스트레스와 경쟁이 가장 밀집된 자리였다.

회의실과 강의실과 지하철 사이를 오가며

늘 잘하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했다.

나와 타인에게 혹독하며.



(엄격한 수업의 결과)



어느 순간부터는 잘해도 괜찮아지지 않았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았지만

마음은 자꾸 얇아졌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불을 켜면,

그날 하루를 설명해 줄 말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혹시 내려놔야 되는 건 아닐까.


성공을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더 이상 나를 갈아 넣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큰 목표보다 오늘의 컨디션을,

남의 시선보다 나의 속도를

조금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삶 말이다.


특히

도시에서 살아가는 2030 여성들은

생각보다 자주 혼자가 된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결정을 내리고,

혼자 버티다가 혼자 무너진다.

겉으로는 잘 지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유 없는 우울과 외로움을 안고 산다.



이 글은 그런 나날들에 대한 기록이다.

혼자라서 불완전한 이야기가 아니라,

혼자이기에 솔직해질 수 있었던 이야기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설득하려는 글은 아니다.

다만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도 그래”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조금 덜 미워하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도시에선 우리 모두 혼자다.

그래서 이 글은,

혼자서도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작은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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