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전이 그리운 안동 풍산 [인생책쓰기 15-고향]

옴니버스 인생책쓰기 시리즈 - 출판사 인생이변하는서점

by 나연구소 우경하

내 고향은 배추전이 그리운 안동 풍산

'고향'이라는 말은 참 정겹고 편안하다.

나를 태어나게 해준 곳, 어린 시절의 향수와 추억이 있는 곳, 엄마의 품처럼 편안한 곳이 바로 고향이다. 고향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지금은 명절, 제사, 친척들의 결혼식 등 특별한 날만 내려가지만, 늘 내 마음속에서 따뜻한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향의 봄

노래 '고향의 봄'의 멜로디와 가사를 나는 참 좋아한다.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특히 이 노래는 군대 시절 GOP에서 경계 근무를 서면서 38선 철책 넘어 북한을 바라보며 속으로 많이 불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향 마을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

내 고향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다.

지리적으로는 안동시와 예천의 중간쯤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관광지 하회마을이 있다. 몇 년 전 인근에 경북도청과 신도시가 생겼다.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없어져 추억 속에만 있는 할머니 집도 근처에 있고, 어린 시절 함께 뛰어놀던 고향 친구들의 집도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배추전의 추억

안동은 전반적으로 음식이 짠 편이다.

어릴 때는 매일 먹어서 몰랐는데 가끔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를 먹으면 음식이 매우 짜다는 것을 바로 느낀다.

명절에 내려가면 아내와 함께 제사 음식을 준비한다. 안동의 필수 제사 음식은 문어와 배추전이다.

나는 특히 배추전을 매우 좋아한다. 어릴 때는 그냥 그랬는데 어느 순간 그 맛을 알았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밥을 먹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배추전부터 제일 먼저 굽기 시작한다.

갓 구운 배추전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 간장에 찍어서 한입 먹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굽자마자 2~3판은 그 자리에서 먹어 치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지금도 입에서 군침이 돈다.



혼자 계신 엄마

우리 집은 읍내 중앙에서 농약 장사와 지업사를 내가 어려서부터 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농사일을 거들었고 엄마가 도배할 때 따라다니면서 풀칠도 많이 했다. 내가 20살에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신 후 지금은 엄마 혼자서 살고 있다.

나와 여동생은 서울에 살고 있고 남동생은 일본에서 살고 있다. 가끔은 멀리 혼자 있는 엄마가 아프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한다.

엄마는 아빠가 없는 허전함 때문인지 일을 참 많이 한다. 대부분의 우리 시대 부모님들이 그러하지만, 우리 엄마는 특히 심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장사하면서 농사를 아주 많이 짓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부터 엄마가 관리하는 밭이 점점 늘어났고 몇 년 전부터는 쌀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고추, 고구마, 땅콩, 옥수수, 콩, 생강, 배추 등 많기도 한다. 수확할 때는 물론 사람을 써서 하지만 그 많은 밭을 관리하려면 보통 일이 아니기에 걱정이 된다.

몇 년 전부터는 일을 많이 해서 걸음걸이도 바르지 않고 허리도 점점 굽어진다. 나를 포함한 친척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말려도 고집이 얼마나 센지 말을 듣지 않는다.

좋은 것은 그런 엄마 덕분에 쌀, 감자, 고구마, 파, 양파, 나물 등은 택배로 보내주어서 가정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젠 '엄마가 힘이 빠지면 알아서 일을 줄이겠지'라고 위안을 삼는다. 모든 자식이 그러하듯 이젠 일은 줄이고 여행도 다니면서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해가는 고향

차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아빠 산소가 있어서 설, 추석, 기일 날이면 산소에 가고 추석 전이면 친척 어른들과 함께 벌초를 한다. 더운 날 무거운 예초기를 메고 산에 올라가서 벌초를 하면 힘이 들지만, 막걸리 한잔에 피로를 푼다.

안동은 유교문화를 중요시하는 지역이라서 내가 어린 시절엔 제사 등의 문화를 잘 지켜왔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가 나이 들고 힘이 빠지면서 갈수록 합리적으로 변해간다.

음식의 가짓수도 조금씩 줄고 모이는 친척들도 점점 줄어든다. 어릴 때는 20~30명의 친척이 모여서 북적대곤 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안동은 하회마을, 한우, 사과, 안동찜닭, 간고등어, 헛제삿밥, 안동댐 등이 유명하다. 집에 가면 동네에도 식당이 많아서 엄마와 함께 외식하고 놀러도 다닌다.



영원한 내 고향

명절에 안동에 가려면 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온 가족이 고향을 다녀오는 일이 때론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향을 가는 길은 즐겁다.

영원한 내 고향이니까.






[옴니버스 인생책쓰기 시리즈] 1~15편 출판 완료

1편: 내 삶의 좌우명

2편: 내 삶을 바꾼 책

3편: 내 삶의 산전수전

4편: 내 삶의 귀인

5편: 내 삶의 감사일기

6편: 내 삶을 바꾼 질문

7편: 내 삶을 바꾼 습관

8편: 내 삶의 터닝포인트

9편: 내 삶의 버킷리스트

10편: 내 삶의 건강 비결

11편: 우리 엄마는

12편: 우리 아빠는

13편: 우리 가족은

14편: 추억의 어린 시절

15편: 내가 살던 고향은



16편: 잊지 못할 그때 그 여행 (모집 중)

� 전체 시리즈 및 참여 안내: https://blog.naver.com/dancewoo/22414173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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