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판화 시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사윤 Oct 13. 2015

여느 가을

여느 가을




낙엽이 진다

유리컵 같은 공기

가끔 허탈해질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빈 걸음을 뗄 때

바깥을 마주할 때

고개를 숙인 채 하늘을 가늠해야 할 때

내 마음의 귀퉁이를 사려물 때


보내도 늘 돌아오는 옛날에

손가락으로 잠의 표면만 자꾸 비빈다

스쳐간 사람들의 파편을 한데 모아 붙여봐도

고정된  사람이 되진 않았었다

오래 쓰던 공간을 꼭 맞게 잘라 마음에 넣어도

쉬이 채워지지 않는다 마음은

내가 아니다

하물며 누가 나이겠는가


가장 내밀한 마침표가

두서없이 흐려지는 계절


유리창 밖으로 숨죽인 낙엽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극의 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