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모든 걸 놓고 꿈을 찾아 제주로 떠나다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아픈 아버지 간병만 4년째 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이별 이후 사정을 모르는 이웃들의 질책과 손가락 질은 자식인 나에게 향했고, 어느새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는 스스로에게 중요치 않아졌다. 빨리 돈을 벌어 이 집을 벗어나리라 멀리.. 최대한 먼 나라로 여행 가리라. 하루 10시간씩 난방도 켜주지 않는 강원도 구석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며 그렇게 다짐했다. 열아홉, 나의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삶에서 가장 예쁘고 싶고, 가장 날개를 활짝 펴고 싶었을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 스물둘의 나이를 모두 아버지와 단둘이. 그렇게 추운 산골 집에서 난방은 기름보일러라 돈이 많이 들어 제일 낮춰두고선 밤이면 돌을 가스불에 구워 배에 얹었다 발아래 놓기를 반복하다 잠이 들었다.


곧잘 잠이 오지 않던 어느 새벽 문득 친구의 페이스북 계정을 보던 나는 눈에 띄는 한 문장을 발견했다.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제주도에서 9박 10일간 나를 찾고, 나의 꿈을 찾는 진로 탐색 캠프가 진행됩니다]

가슴에 와 닿는 그 단어..
나의 꿈..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비싼 참가비에 며칠을 끙끙 앓으며 고민했지만 이대로 망연히 내 20대를 보낼 순 없어.
평생을, 정말 평생에 걸쳐 가져 갈 단 하나의, 나의 꿈이 있지 않을까?

나는 무작정 그 제주도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일단 그곳에 가보자, 어떻게든 그 운영진을 만나 사정을 말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스물둘의 겨울이 가고 스물셋이 될 나의 봄엔.. 꽃망울이 찾아올까?



2014.1.10

양구에서 서울로.. 제주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