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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홀리데이 in 스페인
자유롭게 여행하지만 책임감있는 삶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31일
by
춤에 춤추는에세이스트
Jan 29. 2024
한달이 넘게 춤을 추지 않으니 뭔가 직무유기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난 8년간 꾸준히 끈을 놓지 않은게 춤인데
춤으로 먹고 사는 애가 춤을 안 춘다니 이래도 되나?
예전같았으면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지면서
또 나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하며 어딜 가서 춤을 배워야 한다,
춤을 춰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을텐데
그 생각을 한번 잘 들여다
보기로 했다.
춤 뿐만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나간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그 일에는 큰 헌신과 노력이 따른다.
그 하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하고 싶은 많은 걸, 못 해야한다.
늘 이런 저런 유혹과 고민이 수 없이 올라올 때마다,
매 순간 늘 같은 선택을 해내는 예술인들이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춤이란
것은
몸이 악기이고, 몸이 전부기에
몸만 있으면 지구 어딜가든 출 수 있는 것이지만,
공간이 옮겨질 때마다 새로이 배울 곳을 찾고,
내 몸이
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 춤을 춘다는 건 또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언젠가 그
계속 뒤바뀌는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춤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그정도 레벨은 못 되는 것 같다.
그또한 엄청난 노력과 헌신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그만한 춤에 대한 노력과 헌신을 하지 않기에
지금 이 시간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그건 춤에 자신을 헌신하는 댄서는 갖지 못한 내가 가진 영역이다.
춤은 안 추지만 스페인에 와서 하루라도 10,000보 이하로 걸은 적이 거의 없다.
태어나서 2번 올 일은 없을 확률이 더 높은 스페인 곳곳을 여행하고,
바르셀로나 도시를 속속히 음미하고,
한국어를 하루에 단 한마디도 할 일이 없이
영어,스페인어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능력이 있기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대화를 하고 있다.
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엔 집중해서 배우고,
지금처럼 여행하는 시기엔 춤을 잠시 내려놓고,
그렇게 유동적으로 다양한 경험에 열려 지내면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드는 건 손에서 놓지 말아보자.
그런 생각을 하는 중이다.
춤도 여행도 돈도 놓치고 싶지 않은데..
길을 찾고 싶다.
3가지를 다 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든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아프로뮤직파티가 있었는데,
오늘 스스로와 약속한 에세이 콘텐츠를 아직 못 올려서
가지 않았다.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지만
책임감없는 자유는 없다.
책임감있게
나의 할
일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최대한 스스로에게 적은 부담에서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한번에 많은 걸 하려고하면,
빠른 결과를 원하면
결국 금방 무너지거나,
시작조차 못
한다.
뭘 하고 싶은데 못 하는 이유는 실은 너무나 단순하다.
너무 많은 가능성을 한번에 다 생각하려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빨리 성취하고 싶기 때문에.
어차피
빠른 성공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그렇게 되도
그 성공을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게 됐다.
그런 지금 내가 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매일 지속할 수 있을 만큼의 부담감만 나에게 주는 것이다.
아무런 부담이 없을 순 없다.
그건 무기력감을 불러오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과 부담감은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에 부담감은 괜찮아 하는지 섬세하게 잘 살피고,
다루려고 노력중이다.
일단 매일 브런치 에세이를 쓰면서 부담감은 느꼈지만,
매일 내가 쓰고 싶은 말이 정말 많고 쓰다보니
정말 하루하루 다양한 배움을 얻으며 살고 있단 걸 깨달았다.
그걸 매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점점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익숙해졌다.
조금 자신감이 붙으니 인스타에 사진과 영상도 올리고 싶단 감정이 점차점차 올라온다.
여기서 또 한번, 늘 중간중간 나에게 또 멋진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과한 압박감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러다 또 중간에 쥐도새도 모르게 그만두게 되는건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하는 중이다.
인스타에
올리더라도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부담감만 나에게 주자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스스로가 참 기특하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며
정말 한참을 미뤄둔
스토리 업로드가 수월해졌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내일의 내가 100만 유튜버가 될 수 없고, 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은데
그 누군가가 누구일지,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아직 그걸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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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며 여행하고 글을 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인문적 삶을 살려니 인생이 도전적 실험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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