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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여행하지만 책임감있는 삶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31일

한달이 넘게 춤을 추지 않으니 뭔가 직무유기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난 8년간 꾸준히 끈을 놓지 않은게 춤인데

춤으로 먹고 사는 애가 춤을 안 춘다니 이래도 되나?


예전같았으면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지면서

또 나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하며 어딜 가서 춤을 배워야 한다,

춤을 춰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을텐데

그 생각을 한번 잘 들여다 보기로 했다.


춤 뿐만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나간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일에는 큰 헌신과 노력이 따다.

그 하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하고 싶은 많은 걸, 못 해야한다.

늘 이런 저런 유혹과 고민이 수 없이 올라올 때마다,

매 순간 늘 같은 선택을 해내는 예술인들이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춤이란 것은

몸이 악기이고, 몸이 전부기에

몸만 있으면 지구 어딜가든 출 수 있는 것이지만,

공간이 옮겨질 때마다 새로이 배울 곳을 찾고,

내 몸이 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 춤을 춘다는 건 또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언젠가 그 계속 뒤바뀌는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춤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그정도 레벨은 못 되는 것 같다.


그또한 엄청난 노력과 헌신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그만한 춤에 대한 노력과 헌신을 하지 않기에

지금 이 시간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그건 춤에 자신을 헌신하는 댄서는 갖지 못한 내가 가진 영역이다.


춤은 안 추지만 스페인에 와서 하루라도 10,000보 이하로 걸은 적이 거의 없다.

태어나서 2번 올 일은 없을 확률이 더 높은 스페인 곳곳을 여행하고,

바르셀로나 도시를 속속히 음미하고,

한국어를 하루에 단 한마디도 할 일이 없이

영어,스페인어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능력이 있기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대화를 하고 있다.


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엔 집중해서 배우고,

지금처럼 여행하는 시기엔 춤을 잠시 내려놓고,

그렇게 유동적으로 다양한 경험에 열려 지내면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드는 건 손에서 놓지 말아보자.

그런 생각을 하는 중이다.



춤도 여행도 돈도 놓치고 싶지 않은데..

길을 찾고 싶다.

3가지를 다 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든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아프로뮤직파티가 있었는데,

오늘 스스로와 약속한 에세이 콘텐츠를 아직 못 올려서

가지 않았다.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지만

책임감없는 자유는 없다.

책임감있게 나의 할 일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최대한 스스로에게 적은 부담에서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한번에 많은 걸 하려고하면,

빠른 결과를 원하면

결국 금방 무너지거나,

시작조차 못 한다.


뭘 하고 싶은데 못 하는 이유는 실은 너무나 단순하다.

너무 많은 가능성을 한번에 다 생각하려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빨리 성취하고 싶기 때문에.


어차피 빠른 성공이  된다는 것도 알고,

그렇게

그 성공을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게 됐다.


그런 지금 내가 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매일 지속할 수 있을 만큼의 부담감만 나에게 주는 것이다.


아무런 부담이 없을 순 없다.

그건 무기력감을 불러오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과 부담감은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에 부담감은 괜찮아 하는지 섬세하게 잘 살피고, 다루려고 노력중이다.


일단 매일 브런치 에세이를 쓰면서 부담감은 느꼈지만,

매일 내가 쓰고 싶은 말이 정말 많고 쓰다보니

정말 하루하루 다양한 배움을 얻으며 살고 있단 걸 깨달았다.

그걸 매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점점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익숙해졌다.

조금 자신감이 붙으니 인스타에 사진과 영상도 올리고 싶단 감정이 점차점차 올라온다.


여기서 또 한번, 늘 중간중간 나에게 또 멋진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과한 압박감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러다 또 중간에 쥐도새도 모르게 그만두게 되는건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하는 중이다.


인스타에 올리더라도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부담감만 나에게 주자는 생각을 다.

그렇게 생각하니 스스로가 참 기특하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며 정말 한참을 미뤄둔

스토리 업로드가 수월해졌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내일의 내가 100만 유튜버가 될 수 없고, 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은데

그 누군가가 누구일지,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아직 그걸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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