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든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
일요일은 공식적으로
옥장판 위를 떠나지 않는 날이다.
식사를 할 때와 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온전히 와식으로 하루를 보낸다.
물론 오랜 집순이 경력을 가진 나라도
한 달에 며칠 정도는 번화가를 쏘다니곤 한다.
그렇게 돌아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역시 밖에 나가봐야 별거 없네’라는 생각이 들어
집에 누워만 있는 날에도
‘나만 이렇게 집에 있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내려놓고, 안심하고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력증이 심해 자력으로 일어날 수 없어서
누워만 있었던 지난날을 떠올려 본다.
누워 있더라도 자력으로 누워 있고,
감시자 없이도 생활 리듬을 조절할 수 있게 된
자신을 대견스럽다 생각해 본다.
과거의 나보다 나아지고 있음에
오늘 하루도 별것 아닌 일들이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