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연변이 고향인 조선족
여자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한국이 고향인 한국인이다
그녀는 한국말을 꽤나 잘했지만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으면
말의 톤이
한국인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나는 솔직한 그녀가 편안했다
어떤 이유로 그녀가 우리 집을
방문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아련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막 시작하려는 시기였다
아파도 병원에 갈 돈이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녀는 중국사람과 한국사람의 차이를
딱 두 문장으로 설명했다
중국사람은 어떤 약속(사업)을 하면
이유가 어찌 되었건
끝까지 약속을 지키지만
한국 사람은 감정이 상하면
언제든 약속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나이로비 시내에서 종종 만나는
중국인을 볼 때면
정말 그럴까 싶었다
서유기 강의를 듣던 중에
연변 여인의 말이 다시 귓가에 스친다
그들의 룰 안에서 정한 약속은
손해를 보더라도
꼭 지킨다고 한다
그것은 상대가 악하다고 할지라도
결코 적이 아니며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서로를 위한 공존이다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쯤이었을 것이다
유치원 아이들이 집으로 가기 위해서
한 줄로 길게 줄을 섰다
4살쯤 돼 보이는 아이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었다
아이는 중국말을 하면서
달려와서는 내 품에 안겼다
아이 눈에는 동양인 내가
엄마의 나라 사람 같아 보였나 보다
이렇게 우린
친구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