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브런치북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다

by Baraka

100일 프로젝트 두 번째를 시작한 지 42일째이다. 한 달간은 글쓰기 공백기간이 있어서 그랬는지 아주 신나게 글을 올렸다. 어느 날은 짧은 글을, 어느 날은 긴 글을 썼다. 때론 하루의 삶이 바쁘기라도 하면 글쓰기는 오롯이 나와의 싸움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꿋꿋하게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매일 글을 올리다 보니 브런치프로젝트의 홍보내용을 자주 읽게 되었다. 브런치북을 만들어서 응모하라는 내용이다. 지금껏 나의 브런치 북을 확인하니 9권이나 되었다. 어떤 오기가 생겼는지 9권 모두 다 프로젝트에 응모를 해 버렸다. 물론 기대감은 없다. 지금껏 발간한 브런치 북의 내용은 정말이지 이런저런 이야기의 묶음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쓴 내용이기보다는 제목을 정하고 다수의 글을 뽑아서 목차에 끼워 넣었다. 그나마 생뚱맞은 도전기만 빼고.

브런치 북 프로젝트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특별히 그런 주제를 잡기도 힘들고 목표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브런치에 글을 계속 올렸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주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주제는 재활용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10번째 브런치 북의 제목은 '방구석의 환경운동가'로 정하고 16편의 글을 작성해서 브런치 프로젝트에 응모를 했다. 42일 동안의 꾸준한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진작 응모를 포기했을 것이다. 매거진 100일 프로젝트 두 번째를 잘 시작했다며 나를 다독거려 본다. 42일 동안에 매일 글을 썼으니 글은 42편, 100일 프로젝트에서 16편을 빼고 나니 26편의 글만이 남았다.


하루가 바쁘다. 이것저것 작성할 서류와 보고서가 많다. 마음이 분주하다 보니 엉덩이를 의자에 앉히고 노트북 자판을 따각따각 두드리며 글을 쓰는 것이 여간 쉽지 않음을 다시 절감한다. 그나마 남편과 두 딸은 엄마의 글쓰기를 무조건 인정해 주는 편이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와도 모른척하고 나의 할 일을 해 나간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 또한 엄마가 본인들을 둥가둥가 맞이해 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 눈치다. 하루종일 학교에 있던 십 대 아이들은 집에 오자마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닫아 버리곤 한다. 나는 아이들이 원할 때 반응해 주기로 했다.


벌써 10월 중순이다. 케냐는 우기가 시작되었다. 저녁이면 천둥번개를 치며 비가 내리다가 잠시 멈추고 새벽녘에 또다시 비가 내린다. 그동안 목말라 있던 마른땅이 갈증이 난 듯 빗물을 빨아들인다. 울 집에서 열매 수확으로 한참이나 재미를 보던 차요태 잎사귀가 병이 나서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송충이가 잎사귀를 갉아먹은 흔적이 보인다. 거기에다가 수분이 많은 차요태 열매에 구멍을 내서 썩게 하는 벌레가 참으로 얄궂었다. 신기하게도 비가 내리자 차요태의 잎사귀는 다시 싱싱해졌고 열매에 벌레가 안 낀다. 충분한 물의 공급이 차요태를 다시 살린 것이다. 이렇듯 나의 글쓰기는 올해 브런치 프로젝트에 응모할 수 있어서 충분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고 싶다.


비온 뒤 차요태 잎사귀와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