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숙제다.
숙제가 싫다는 건 그것을 잊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숙제 검사 시간이 찾아왔을 때 곤란해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몸을 베베 꼬면서도 책상 앞에 앉아 숙제라는 것을 억지로 한다.
내 안에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다.
어떤 것으로도, 누구로도,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다. 굶주린 사람이 다른 이와 음식을 나눌 수 없는 것처럼 나의 결핍은 누군가와 사랑을 나눌 수 없게 하고,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하고, 좌절을 참아낼 수 없게 만들었다. 결핍은 내 삶과 나의 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나의 생을 날카롭게 관통하고 있는 결핍은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그것이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어느 부분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선택권이 없던 내게 부여된 것이었기 때문에 억울했고 분노했고 증오했다.
이 결핍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며 어떻게 해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때때로 느낀다. 깊은 슬픔과 외로움을 마주하는 일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듯 바라본다.
나의 결핍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나만의 숙제다.
죽을 때까지 함께 가야 할 나의 일부다.
나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형수처럼 숙제가 된 결핍과 함께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숙제는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주어진다. 숙제는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