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쳐블 : 1%의 우정-희망의 연쇄와 성장

올리비에르 나카체

by 흔들리는 민들레



동정 없는 응시.










드리스는 일자리가 없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생활보조금을 받기 위해 채용될 확률이 없는 구직활동을 합니다. 취업에 세 번 거절당해야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죠. 그러나 필립은 그를 한 달 동안만 채용해 보겠다는 제안을 하며 이주 이내에 그만둘 것을 예상합니다. 어차피 시간이 많았던 드리스는 필립의 대저택으로 출근하게 됩니다













드리스는 간병인으로 채용되었지만 전문 간병인이 아니었기에 필립이 목 아래로는 마비되어 있다는 것을 자꾸 깜빡합니다. 필립은 드리스가 자신을 장애를 가진 환자가 아닌 보통의 사람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신체적인 불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잠시나마 잊게 됩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









두 사람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길에서 산책을 하며, 담배를 나눠 피우며, 끝내주는 필립의 차를 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드리스는 때로는 아이처럼 맑은 눈으로, 때로는 시인처럼 깊은 눈으로 필립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반응해 줍니다. 장애를 안게 되기까지 많은 일들을 겪은 필립에게 드리스는 보통의 삶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연애도, 딸과의 관계도 드리스로 인해 달라지게 됩니다.




전문성이 없는 드리스의 무심함은 역설적으로 필립의 닫힌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타인을 장애라는 프레임 없이 응시하는 그의 감각은 필립을 환자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숨 쉬게 했습니다.





시도가 증명하는 가능성.










내 진짜 장애는 사지마비가 아니야. 아내 없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



필립은 아내를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함으로써 삶에 대한 희망마저 함께 상실하게 된 것이죠. 필립에게 드리스는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가능성을 기억하게 합니다. 사고로 인해 안게 된 장애로 모조리 빼앗겨 버린 줄만 알았던 가능성들 앞에서 시도하게 합니다. 딸을 훈육하는 것을 시도하게 하고, 편지로만 시도했던 사랑을 전화로 하게 하며, 때때로 담배도 피우게 합니다.




필립은 벌거벗은 채 앉아있는 여성의 뒷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말합니다. 저 여자가 일어서 뒤돌아 자신을 바라보는 상상을 한다고 하죠.

그가 정말 원했던 것은 가능성이며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가능성은 희망을 가져옵니다. 무엇도 시도할 수 없을 때 인간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고, 가능성이 닫혀버릴 때 희망도 함께 사라져 버리게 되죠.




가능성이 가능한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시도해 보아야 하고 시도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필립이 내야 할 용기는 평범한 사람들이 내야 하는 용기와는 성질이 다를 것입니다.

성장은 무수한 시도들의 반복적 종합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모든 시도들은 실패가 될 때도 성공이 될 때도 있습니다. 시도가 실패가 될 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은 희망입니다. 인간은 희망이 있을 때 고통을 견딜 수 있습니다.





희망의 연쇄와 성장.









희망은 연쇄적으로 인간을 성장하게 하고 치유합니다. 희망이라는 것의 연쇄적 속성은, 한 인간의 희망과 성장뿐 아니라 다른 인간의 희망과 성장도 이끌어 냅니다. 드리스도 필립으로 인해 성장하게 됩니다.



가능성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함으로써 가늠하는 것입니다. 무엇도 시도할 수 없을 때 희망은 사라지지만, 작은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질 때 정지해 있던 삶은 다시 동력을 얻게 됩니다.




희망은 잊히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를 보며 시도를 멈추지 않을 때, 인간은 비로소 생물학적 생존을 넘어선 '인간적 치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언터쳐블 : 1%의 우정>의 드리스 역을 연기한 오마 사이의 눈빛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흔히 안광이라고 하는 반짝이는 눈빛이 아이 같은 천진함과 시인 같은 깊이감을 가지고 있는데요, 천진함과 깊이감이 함께 공존하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감독 - 올리비에르 나카체]



올리비에르 나카체는 파트너인 에릭 톨레다노와 함께 활동하며 프랑스 영화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휴머니즘을 선보이는 감독입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핵심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는 우아한 유머에 있습니다.



그는 장애, 빈곤, 이민자 문제 등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다루지만, 결코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에 머물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언터쳐블: 1%의 우정>은 그의 이러한 연출 철학이 정점에 달한 작품입니다. 그는 실화의 힘을 빌려 상위 1%와 하위 1%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상생하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그는 희망이란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아하게 삶을 마주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증명합니다.


https://youtu.be/EEvueTNkLu4?si=7atY7XUYOfMRfBv2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2화헤어질 결심-이성 뒤에 은폐된 미결의 감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