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고, 글은 읽힌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포스트에서 브런치로

 작년에 네이버포스트가 런칭 했을 때 재밌게 글을 썼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지나서 자연스럽게 중단하게 됐었다. 지나치게 이미지 위주로 이뤄지고, 글 내용보단 편집의 형식이나 꾸밈의 정도에 따라 노출빈도가 달라지는 등의 상황을 겪으면서 글 쓰는 기운이 빠졌다. 물론, 결혼과 같은 개인적으로 더 신경 써야 할 일이 겹치기도 했으므로, 변명을빼면한 8 할 정도는 내 의지의 박약이 원인이었을 테다.

daum은 왜?

 

 다음과 카카오가합병후 서비스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카카오는 수많은 사람을 묶어놓은 그 강력한 sns플랫폼을 이용해 게임과 쇼핑 등을 벗어나 금융과 tv 콘텐츠를 런칭 했고 카카오 택시와 같은 강력한 O2O 서비스를 실현시키기도 했다. 이젠샾검색이란툴을통해검색기능마저 넘보려 한다. 하지만 다음은 마이피플을 접고, 다음 클라우드를 종료했으며, 다음뮤직 서비스도종료했다. 다음카카오에서 다음은 점점 사라지고, 카카오가살아남 고있다. 실로 웹에서 모바일로의 이동이 한 회 사에서 격렬하게 이뤄지고 있고, 웹의긴호흡보단모바일의짦은호흡이더효과적이라는것이일반화되고있는것이다.

 그런 와중에 다음이 '브런치'라는 텍스트 콘텐츠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런칭 한단다. 그 이름부터 페이지꾸밈새까지 감성적이기 그지없다. 기본적인 출발점은 네이버 포스트와 비슷한 것 같은데, 네이버포스트가 이미지 기반의 블로그축소판이었다면, 다음 브런치는 텍스트를 조금 더 감성적으로 풀어낸 매거진을 표방하는 듯 하다. 글 쓰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글 위주의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런칭이 반갑다.

글이 가진 힘

 분명히, 소셜미디어가 여론을 주도하는 세상이다. 물론, 이미지나영상위주의 비주얼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트렌드에서, 글 자체가 가진 힘으로 승부하는 이 서비스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 지 알 수는 없지만, 수백- 수천년간인간이글로 써 소통해 온 역사를 생각한다면, 글이 가진 원초적인 힘을 무시할 순 없으리라. 비디오가 나오고, 영화가 나오고, 3D 영상에 황홀한 애니메이션이 재미 난 이야기를 수려하게 풀어내더라도, 묵직한글로또박또박적어내려간뜨끈한글한문장이주는감동은그와는다른성격의욕구를충족시켜주니까.

분명, 소셜미디어상에도 그런 감정을 함께 소비하고자 하는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된다.

 다시, 글을  써봐야겠다.

 내 글이 숱하게 문 닫은 다음의 여느 서비스처럼, 인기를 잃고 언젠가 시들하게 사라진다 하더라도- 소셜미디어의 본질처럼 글이 쓰여지고 읽히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피드백의 쾌감을 기대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어찌 됐든- 나는 쓰고, 글은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