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 기능의 어려움이 자신감에 미치는 영향
그녀는 종종 의지가 생긴다.
“이번엔 꼭 해보자”는 마음이 들고, 머릿속엔 계획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작이 되지 않는다.
계획은 있는데, 행동은 없다.
그리고 그 공백 속에서 나는 나를 탓한다.
“왜 나는 항상 시작을 못할까. 왜 이렇게 게으를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뇌의 실행 기능이 멀리 내다보는 나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라는 걸.
1. 실행 기능은 성격이 아니다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은 뇌의 전전두엽이 담당하는 고차원적 인지 능력이다.
계획 수립
우선순위 결정
충동 억제
작업 시작 및 지속이 모든 것이 실행 기능의 일부다.
ADHD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이 기능이 약화되어 있어,
“하고 싶다”와 “실제로 하는 것” 사이에 깊은 간극이 생긴다.
이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의 문제도 아니다.
신경학적 구조의 차이다.
2. 도파민 회로와 ‘너무 멀리 내다보는 뇌’
실행 기능이 작동하려면, 뇌는 보상을 예측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ADHD 뇌에서는
도파민이 너무 빨리 재흡수되거나 수용체 민감도가 낮아 보상의 흐름이 끊기기 쉽다
.즉,
“지금 시작하면 나중에 보상이 올 거야”라는 신호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은 세우지만,
실행은 멀게 느껴지고,
결국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라는 자책으로 돌아간다.
3. 내적 동기자극이 필요한 이유
실행까지 가는 길은 멀다.
그 길을 걷기 위해선 즉각적인 보상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는 동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ADHD 뇌는
외부 자극에는 민감하지만,
내적 동기를 유지하는 회로가 약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극이 사라지면 금방 흥미를 잃고,
지속하지 못한 자신을 다시 탓하게 된다.
4. 자책으로 가지 않기 위한 연습
이제 나는 안다.
시작하지 못한 나를 탓하는 건, 뇌의 구조를 비난하는 것과 같다.
그 대신, 나는 이렇게 연습한다:
“왜 못했지?” 대신 → “어떤점이 가장 어려웠지?”
“나는 왜 이 모양이야” 대신 → “지금 젤 쉬운건 뭐지?”
“계획만 세우고 또 실패했어” 대신 → “지금 할수 있는것이 뭐지?”
이건 단순한 문장 교체가 아니라, 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며
이런 질문은 도파민 회로를 안전하게 자극하고, 부정적 정체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아직 준비 중일 뿐”이라는 말로 나를 기다려준다.
“실행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다림의 기술이다.”
그녀는 이제,
계획을 세우고도 시작하지 못한자신을 실패자로 보지 않는다.
그건 단지 도파민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일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도파민이 나에게 도착할 때를 위해
나는 오늘도 나를 기다리는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