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애의 끝

첫사랑, 못난 나

by 당그니

몇 년 전, 그 친구를 만나서 너무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다.

연인이 되는 과정도 자연스러웠으나 연인이 된 후의 과정도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둘 다 제대로 된 연애는 처음이라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는데 말이다.


너무 감정적이고 매사에 생각이 많던 나와 다르게 그 친구는 무던하며 이성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친구와 사귀면서 많이 배웠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나는 이 친구와 평생을 함께 할 줄 알았다.

연애 초 그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절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하진 않을 거야.”

그 친구의 말이 맞았다. 이별을 먼저 말한 사람은 나였다. 그 친구에게 일말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바로 이별을 통보했다.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사랑한 만큼 아프다던데 정말 그랬다.

너무 아파서 내가 이겨낼 수 있을지 가늠이 안될 정도였다.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새우고 음식엔 손도 안 댔다.


이별의 이유는 나한테 있었다.

연애 초엔 신경도 쓰이지 않았던 그 친구의 미래가 신경 쓰였고, 연락의 빈도가 많이 적어지는 것에 외로움을 느꼈다.

외로움이 느껴질 무렵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갔다. 그 후엔 마음이 갔다. 그 친구와 다른 성향의 사람이었다.

그 순간 느꼈다. 나는 너무 나쁜 사람이구나. 복에 겨웠구나. 너무나 힘들겠지만 그 친구와 헤어져야겠다.

실행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지만 마음은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결국 그렇게 난 이별을 고했다.

난 비겁하게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내 마음이 식은 것은 말할 수 있었지만 내 마음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었다고 차마 이야기할 수 없었다.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며 다른 누군가를 마음에 들인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못된 사람이 나라니. 치가 떨릴 정도로 내가 밉고 싫었다. 매일매일이 고통이었다. 내 자신이 너무너무 싫었다.


내가 너무 소중히 여기던 이 사랑을 내 손으로 다 망가뜨렸다.

그 친구와의 추억이, 익숙함이, 나만 바라봐주는 모든 행동들이 나를 몇 번이고 붙잡았지만

이미 돌아갈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별했다.


여러분들은 자신이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행동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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