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 방

2026년 1월 26일 월요일 을사년 기축월 경자일 음력 12월 8일

by 단휘

큰 방과 작은 방의 크기는 생각보다 많이 차이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내가 쓰던 큰 방은 2.86m × 3.03m인데 나의 형제가 쓰던 작은 방은 2.65m × 2.35m로, 작은 방의 긴 축이 큰 방의 짧은 축보다 좁다. 대략 72.6%인가. 유의미한 차이가 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크네.


환기가 안 되는 큰 방과 북향이지만 창문을 열 수 있는 작은 방. 어릴 땐 작은 방을 같이 쓰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나의 형제가 큰 방을 쓰고 내가 작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고등학생 무렵 큰 방을 공부방, 작은 방을 침대방으로 하여 다시 형제와 방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 후 고등학교 3학년 때였나 다시 각자의 방을 갖게 되었다.


나의 형제는 창문을 열 수 있는 작은 방을 선택했고, 나는 방 크기에 만족하였기에 동의했다. 그 상태로 10년 가까이 지냈다. 어린 시절 서로가 골랐던 벽지가 발라져 있는 방에서 말이다. 그리고 10년쯤 되었을 무렵 다시 어린 시절 각자가 골랐던 벽지의 방으로 돌아갔다. 매우 충동적으로 말이다.


나와 내 형제는 각자의 방 구조를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바꾸는 습성이 있는데, 내 형제의 경우 지난 달에 가구 배치를 변경한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책상 방향을 바꿀까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큰 방을 탐내는 듯한 말을 하더라. 나는 그 말을 지나치지 않고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매우 충동젹으로 방을 옮기기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356 호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