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화요일 을사년 기축월 무신일 음력 12월 16일
생각해 보면 지원사업 중에도 신청 절차 도중 포기한 것들이 종종 있었던 것 같다. K패스를 세 번이나 시도해서 겨우 해낸 것처럼 말이다. 잘 적용이 되었는지는 한 달이 지나 봐야 알 일이다. 난 모르겠다. 난 역시 그런 게 너무 어렵다. 얼마 전에는 기후동행카드가 만료된 김에 K패스로 넘어가려다가 약속 시간에 한 시간이나 늦고 말았다. 그래놓고도 이게 제대로 된 건지 확신이 없다.
가장 최근에 포기한 사업은 국민취업지원제도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일자리 사업 업무만큼이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다 알아서 잘 하는 건지 모르겠다. 도움을 구할 상대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내가 그런 걸 어려워할 때마다 난 혼자다. 그리고 누구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들이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나 자신이 멍청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딘가 잘못된 것만 같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만약 내가 가진 이슈에 대한 어떤 명확한 진단명이 있고 정기적으로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를 받으면 개선될 수 있다고 하면 나는 상담을 받으러 갈까.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역시 10년도 더 전부터 그래왔듯 슈뢰딩거의 뭐시깽이로 남겨둔다.
전문가 상담이니 정신과니 하는 권유를 처음 받은 건 아마 17살 때였던 것 같다. 잘 기억나진 않는다. 나의 어떤 부분 때문에 어떤 진단명을 의심하고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들었는데 까먹었을 수도 있고. 학교에서 단체로 한 검사 결과로 인해 수업 시간에 상담실로 불려 갔던 기억도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 몇 년 뒤 대학 동아리 선배의 권유도 무시했다. 역시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 알고 싶지 않은 걸 수도 있고. 혹시라도 그러지 않아도 될 인생 난이도로 살아온 거라면, 지금까지 어떻게든 살아왔듯 앞으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